현충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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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세계에서 제일 큰 묘는 인도의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이다. 1633년에 기공하여 22년의 긴 세월에 걸쳐 완성시킨 데다 아름답기로도 세계 제일이다.
세계에서 제일 많은 사람이 묻혀있는 묘지로는 일본의 고야산을 친다. 여기에는 1백만 기가 넘는 묘석이 들어서 있다.
그러나「타지마할」은 무갈 제국의 한 왕이 죽은 애비를 위해 만든 무덤일 뿐이다. 고야산 묘지도 돈만 내면 누구나 다 묻힐 수 있는 일종의 공동묘지다.
그렇지 않은 것은 소련 「레닌그라드」교외에 있는 병사의 무덤이다.
여기에는 2차대전 중에 독일군과 포위전을 벌였을 때의 희생자 50만 명이 묻혀 있다.
「타지마할」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기로는 「워싱턴」교외에 있는 미국의 「앨링턴」국립묘지다.
여기에는 미국의 순국 용사들이 묻혀 있다. 당초에는 남북전쟁 때 전사한 병사들을 위한 묘지였다.
미국의 「미모리얼·데이」가 5월30일로 된 것은 전쟁의 첫 희생자가 이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이 전국적인 현충일로 된 것은 1868년부터의 일이다. 그리고 전몰병사들은 모두 여기 안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남부 주에서는 이날을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
가령 「루이지애나」테네시 「아칸소」주들은 6월3일을 「미모리얼·데이」로 섬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앨라배마」플로리다 등은 4월26일로 잡고있다.
그러니까 남부제주는 두개의 현충일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한번은 남북전쟁 때 죽은 남부병사들을 위한 것, 또 한번은 세계대전이나 월남전에 죽은 남부출신 병사들을 위한「미모리얼·데이」다.
동작동에 있는 우리 나라의 국립묘지의 규모는 이들 묘지에 비기면 훨씬 작다. 「앨링턴」만큼 아름답다고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 안에 잠들고 있는 영혼의 수는 16만이 된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가장 자랑스럽고도 아름다운 성역이다.
여기에 애국의 산 표본이 있고 순국정신의 상징이 있는 유족들의 자랑스러운 길잡이가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도 처음에는 날짜가 일정치는 않았다. 이게 6월6일로 고정된 것은 자유당 때부터. 근거는 이렇다-.
옛날에 6월에는 원혼들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따라서 기왕이면 같은 숫자가 겹치는 날로 하기로 했다.
예부터 숫자가 겹치는 날은 길일로 여겼다. 3월 삼짇날, 5월 단오날, 7월 칠석날처럼-
더욱이 6월은 1년을 통해 계절적으로도 가장 좋은 시절. 선열을 모시기에도 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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