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잡은 계간 문학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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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세계의 문학』등 3종의 계간문학지가 제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리면서 각기 상당수의 문학독자들을 확보, 계간지 정립시대를 이루고 있다.
11년 전 창간한 『창작과 비평』과 7년 전 창간한 『문학과 지성』은 창간 당시에는 동인지의 성격을 띠면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튼튼한 자체 출판사를 배경으로 문학지로서의 「스타일」을 완전히 갖추었으며 1년 전 창간한 『세계의 문학』은 『창비』『문지』가 채 접근하지 못한 분야에 중점을 둠으로써 월간문학지에 식상한 문학독자들을 다수 확보하게 된 것.
그 나름대로의 특징을 살펴보면 『창작과 비평』이 『샛강』(이정환) 『쌈짓골』(김춘복)등 문제작의 연재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온 반면 『문학과 지성』은 이미 발표됐던 문제작의 재 수록, 문제 신작의 발굴로 독자들에게 문제의식을 제기해 왔으며 『세계의 문학』은 지난 봄호에서 1천장이 넘는 장편 『부초』(한수산)를 한번에 소개한데 뒤이어 이번 호에서는 6백50장의 중편 『머나먼 「송바」강』(박영한)을 소개, 파묻힌 역작소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집「스태프」를 보면 이들 3계간지의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창작과 비평』은 백악청 염무웅씨 등으로 작품을 통한 민중의식고양이 강조되고 있으며 『문학과 지성』은 김병익 김주연 김치수 김현 김종철 오생근 등 중견 소장 평론가들로 문학의 본질적인 존재이유를 추구하고 있는 반면 『세계의 문학』은 유종호 김우창씨로 세계 속의 한국문학, 한국 속의 세계문학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들에 폭 넓게 접근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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