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인사 특징] "軍 서열파괴 곤란" 曺국방 뜻 관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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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단행된 군(軍) 대장급 인사는 서열파괴형 인사 색채를 가급적 배제하면서 기존의 군수뇌부를 대폭 교체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청와대 측은 검찰처럼 군도 기수와 서열을 무시한 인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조영길(曺永吉)국방부 장관과의 마지막 조율과정에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찬용(鄭燦龍)대통령 인사보좌관은 지난달 19일 "(군 인사도)기수를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의 작업을 통해 청와대 측이 마련한 군 인사안은 김대욱(金大郁)공군참모총장을 합참의장에 보임하는 등 파격적 요소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군인사 제청권자인 曺장관과 청와대 측이 심야까지 회의를 거듭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이번 인사에 대한 군 관계자들의 일반적 반응은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에 발탁된 김종환(金鍾煥)1군사령관은 국방부 정책보좌관과 일선 작전분야의 직위를 모두 거쳐 합참의장 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대선 때 정치권과 줄을 댔다는 소문이 돌면서 발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막판에 중용됐다.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된 남재준(南在俊)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청렴성과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육군 개혁의 최적임자로 일찌감치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南대장은 특히 군에 고질적인 인사청탁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며 이 때문에 육사 동기들보다 늦은 '3차 진급'을 통해 대령 및 준장이 됐다. 3차 진급을 두차례나 한 군인이 육군참모총장에 오른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한편 공군 출신 합참의장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공군 관계자들은 '육군의 벽'에 밀렸다며 좌절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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