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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 세월호 참사 애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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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일 부처님오신날(불기 2558년)을 맞아 전국 2만여 사찰에서 일제히 법요식이 열렸다. 발원문과 법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는 1만여 명의 불교 신자가 경내를 가득 메웠다. 법요식 봉축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금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과 고통에 빠져 있다.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이다.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 지혜와 힘을 모아 안전한 사회, 상식과 양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갑작스러운 여객선 사고로 길을 잃은 희생자들이 밝은 빛을 향하여 나아 가시기를 기원한다”며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종정 진제 스님은 법문을 통해 “진도 앞바다에서 우리의 가족이요, 나의 한 몸과 같은 많은 어린 생명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곁을 떠나갔다. 다같이 극락왕생 발원의 등과 슬픔을 함께하는 애도의 등을 밝혀 행복과 평화를 기원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계사의 극락전 앞뜰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하얀 영가등이 줄줄이 달렸다. ‘세월호 희생자 무량수(無量壽) 무량광(無量光)/극락정토 왕생발원/대통령 박근혜’라고 쓴 영가등도 있었다. ‘무량수 무량광’은 한량없는 수명과 빛이란 뜻으로 우리 안의 자성(自性)이 가진 영원성을 의미한다.

 진도 팽목항 선착장에 마련된 임시 법당에서도 봉축법요식이 열려 실종자 가족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봉축사에서 진관 스님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유가족과 학생, 국민의 치유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오후 8시에는 실종자 이름과 가족의 염원을 적은 풍등(風燈)을 하늘로 띄웠다. 이밖에도 제주 관음사, 보은 법주사, 대구 동화사 등 조계종과 태고종, 천태종의 각 사찰에서 세월호 희생자 천도재나 추모법회 등이 열렸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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