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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풍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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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항풍경이 지난 10년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아들·딸이 외국에 유학이라도 간다면 그야말로 삼족이 전송 나갔다. 동창생들은 또 교가합창과 만세로 환송해 주었다. 외국에서 돌아오는 날이면 공항은 더 터진다.
요새는 환송·영객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해외여행이 조금도 신기하지 않게 된 탓이다. 인정이 야박스러워진 탓만은 아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기면 아직도 송영객 수가 많다. 보통 송영객 수를 미국에서는 여객의 2배 내지 3배로 잡고 있다. 일본의 우전 공항은 5배내지 10배로 잡는다. 우리 나라는 10배가 넘는다고 봐야 할 듯하다.
국제선을 나는 「점보·제트」기는 보통 3백60명의 여객을 태운다. 따라서 이「제트」기 1대가 항상 도착할 때마다 적어도 3천6백 명의 출영자가 공항 안에 몰려드는 셈이다.
대개는 여객기하나가 들어올 무렵이면 다른 한대가 떠난다. 따라서 전송 자와 환영자가 동시에 공항 안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김포공항 안이 6천명 이상의 인파로 붐비는 때가 많다고 봐야 한다.
「뉴욕」의 「케네디」공항 같은 곳에서는 거의 2분에 한 대 씩 떠난다. 그리고 하루 평균 7만 명의 여객이 이곳을 드나든다.
이렇게 이착륙하는 여객기로 붐비면서도 공항 안의 사람들은 그리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케네디」공항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면적만도 6백만 평이 넘으니까 우전 국제공항보다도 거의4배나 크다. 「터미널·빌딩」만도 4백억 원 가까운 돈이 들었다.
따라서 여객은 물론 송영자들을 위한 시설도 거의 완벽에 가깝다. 그런 「케네디」공항도 차차 불편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공항은 마냥 확장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소음문제·공사의 난이 문제 등 애로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항은 처음 설계할 때부터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하여 되도록 크게 잡을수록 좋다. 그 다음에는 여객의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우리 나라의 김포공항은 전세계를 통해서도 가장 붐비는 공항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 당초에 너무 좁게 잡았던 것이다. 우리 나라가 이토록 이나 급속히 발전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다.
새로운 확장계획은 몇 년 후를 내다본 것인지는 몰라도 제발 몇 년이 못 가서 다시 확장얘기가 나오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붐비는 것과 불변한 것과는 다른 얘기다. 이왕에 비좁은 공항 속이라면 좀더 출입국절차에 있어서나마 「서비스」등의 합리화로 여객과 송영자의 불편을 덜 여지는 없는지를 검토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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