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같은 전쟁 전쟁 같은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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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TV화면에서 보는 이라크전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전쟁을 게임처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지만 이라크전 이후 전쟁게임들이 인기다.

전략 시뮬레이션 PC게임인 '커맨드 앤드 컨커:제너럴'은 게임 전개과정이 현재 진행되는 이라크전과 흡사해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패권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이라크를 연상시키는 지구해방군(GLA)간의 전투를 담고 있다.

미군은 스텔스기와 무인정찰기.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하고 게릴라전 위주의 지구해방군은 가미카제식 자폭테러와 스커드미사일.화학무기 살포 등으로 맞선다.

게임유통사인 EA코리아의 조진경씨는 "2월 중순 출시 당시에는 판매가 부진했으나 전쟁 발발 이후 판매가 급증, 3월말 현재 3만여장이 팔렸다"며 "4월말까지는 8만장 정도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이라크.러시아 3국의 전쟁을 그린 '월드워3:블랙 골드'는 석유와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에 러시아가 개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임유통사인 비스코 이선정 팀장은 "독일에서 제작된 게임으로 출시된 지 2년 정도 지났지만 최근 이라크전 관심을 업고 판매가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설가 톰 클랜시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대(對)테러게임 '레인보우식스3:레이븐 쉴드'와 사격액션게임 '하프라이프:카우터 스트라이크'등도 최근 인기가 높다.

3개 종족간의 전투를 담은 '세피로스(www.sephiroth.co.kr)'와 성(城)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를 담은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www.daoc.co.kr)'과 2개 종족간 싸움을 다룬 '다크에덴(www.darken.com)'등 온라인 전투 게임들도 전쟁 이후 동시 접속자 수가 기존보다 2~3배 늘어났다.

탱크를 이용한 온라인 전투게임 '포트리스'를 서비스하는 CCR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 20일 이라크전이 연상되는 '사막전투'부분을 추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업체 이매직의 양재헌(42)대표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이라크 전쟁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이 게임에 즉각 반영된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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