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을 격한 불교미술의 신·구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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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라불교의 발상지인 경북 선산의 도리사에서 최근에 발견된 금동의 탑형 사리구는 신라 전성기의 8세기께 미술공예품.
그 속에 높이 1.2㎝의 희귀하게 큰 사리(원내)가 들어있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더구나 그것이 안치된 사리탑은 조선후기 17세기께의 부도인데 거기 『세존사리탑』이란 글씨가 새겨져 한층 신비한 수수께끼를 낳고 있다. 세존의 사리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말한다. 그 진신사리는 양산 통도사(금강계단), 정선 정암사(수마노 탑), 평창 월정사(적멸보궁),영월 전령사(적멸보궁)용 5군대에 봉안됐다고 하나 현재 통도사이외엔 사리를 이미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뜻밖에 도리 사에서 굉장히 큰 유백색 사리가 나타난 것이다. 원추형으로 높이 1.2m, 직경1㎝. 사리는 보통 깨알 만하다. 본시 이것은 사리병과 사리함 등에 겹겹 비장 됐을 것이지만 현존 사리 구는 6각의 금동탑 뿐. 몸체의 6면엔 사천왕과 보살상을 정교하게 음각 했다. 총 고 16.5㎝. 8세기께 금속공예품으로도 수품 이거니와 최고의 사리탑이란 점에서 한층 주목되고 있다. 이런 옛 유물이 하필 2백, 3백년 전의 석종형부도에 새삼 모셔졌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도리 사는 아도 화상이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한 곳. 실마리는 이로부터 풀릴 것 같다. <사진=단국대 정영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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