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렐·허프」전·김정흠 역 통계의 마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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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의 환경이 발달할수록 우리들은 또한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분명히 공해라고 인정되는 것으로부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차 모르며 얼떨결에 무방비상태에서 받아들이는 것도 많아 두려울 때도 많다.
홍수 같이 쏟아지는 발표들, 각 분야마다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사실과 통계를 발표할 때 대부분의 우리들은 「매스컴」을 통해 놀람과 동시에 꼼짝도 못한 채 밤아 들여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전문가들의 연구라는 선입견과 받아들이는 자신이 그 분야에는 거의 문외한이라는 입장의 의식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주변에 전달되는 정보나 제공되는 통계자료는 어떤 목적을 위해 조작될 뿐만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통계학의 전문적 지식이 없으며 손해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런 허구를 깨뜨리고 통계가 어떻게 위장돼있는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 이 책이다.
이 같은 조작의 한가지 예로 「더렐·허프」는 1959년도 미국「예일」대 종업생의 월수가 2만4천「달러」라는 통계를 분석했다. 그에 의하면 59년도 졸업생 모두를 조사한 것이 아니고 엽서로 「예일」대에만 통보해준 것을 평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졸업생의 실제평균은 1만「달러」도 안될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밝혔다.
『수식 없는 통계』라는 부제가 첨가돼 있을 정도로 숫자 없이 설명으로만 각종 통계의 허구를 지적한 이 책에는 『공무원의 급여는 과연 올랐는가』·『한 동전을 던졌을 때 가능성은 둘뿐인가』·『지능검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그래프」는 왜 요술을 부리는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이 책에 욕심을 더 낸다면 간단한 수식을 더 첨가해 비리 일변도의 내용보다는 학습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와 함께 소개된 통계가 미국만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통계에 대한 사실여부도 이 같은 책으로 엮어졌으면 좋겠다. 저자는 미「하퍼즈」지 편집인이며 통계학자, 역자는 물리학자로 고대교수. 김영택<통계학·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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