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청소년, 서울선망이 날로 줄어든다|그 「꿈나무」가꿔줄 사회의 관심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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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밝고 발랄하게 키우자〃>
청소년은 바르고 착하고 밝게 자라야한다.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씨를 뿌려 물을 주고 비료를 치고 김을 매면 알찬 열매가 맺듯 정성스레 보살펴 발랄하게 키워야한다.
그러나 요즈음의 청소년은 왠지 일그러지고 비뚤어져 병들어가기만 하는 듯하여 서글퍼진다고들 걱정이 태산같다.
그 가운데서도 가정을 등지는 가출청소년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우리 모두가 그 해결에 힘써야하는 큰 문제이기도 하다. 다행히 최근에 들어 청소년들의 가출이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당국의 통계가 있어 반가운 현상이 되고있다.

<여가선용 기회 주도록>
어떤 집계에 따르면 가출청소년은 해마다 20%씩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다.
이같이 가정을 떠나는 시골청소년들이 줄어든 것은 농촌생활이 다소 안정되고 공장 등이 농촌에도 들어서 청소년들의 취업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도 같다.
지금까지 농촌에서 젊은이들을 밀어내는 가장 큰 요인이 가정형편 이었다. 집안의 경제적 형편이 딱한데다가 농촌엔 고용기회가 적었다.
그러니 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면서 자기자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고용기회가 많다고 생각되는 서울로 떠나게됐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 청주에서 있었던 한 통계를 보고 적이 놀랐다.

<농촌 문화향상이 열쇠>
청주 시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트」 조사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나가겠느냐』는 질문에 7%학생만이 도시생활을 희망, 93%의 학생은 농촌생활이 더 좋아 농촌을 위해 일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미래의 농촌이 희망적이란 「비전」을 갖고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점차 한국농촌도 도시화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도시화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도시화되고 있다. 농촌지역사회에서도 건전한 오락시설과 교육시설이 마련되고 농촌의 문화적 생활향상도 두드러지게 발전했다. 근원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줄어들수록 시골 청소년들의 무작정 상경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가출청소년 문제와는 달리 청소년들을 건전하게 밝고 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기본문제는 여전히 사회·가정·학교가 책임져야할 큰 문제로 남아있다.
청소년들의 생활이란 어른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해있는 현실과는 상관없이 자기자신의 상상의 세계에서 소위 꿈나무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고민 이해하고 조언을>
청소년들을 바람직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건전한 사회풍토의 조성, 가정교육의 향상, 학교교육의 내적 충실. 결국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청소년교육엔 사회·가정·학교가 공동으로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시설, 여가선용을 위한 「레크리에이션」의 보급과 시설, 청소년들의 갖가지 고민을 풀어 줄 수 있는 「카운슬링」등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필자약력>
▲60세 평남출생
▲1953년 경희대 영문과 졸
▲문학박사 (경희대) 법학박사 (중국문화학원)
▲68∼현재 청주여사대학장
▲저서 『무심천의 밀알』 『여명의 횃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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