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이빨이 빠지기 쉬운 치주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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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 부인은 세 아이를 낳고 기르다보니 치아가 모두 흐물거리게 되어 치과에 갔다. 아주 진행된 치주염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이빨을 모두 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렇다고 40도 되기 전에 의치를 해 넣어야 된다니-.
어떻게 해서든지 이는 뽑지 말아 달라고 치과의사에게 매달렸다. 너무 진행된 치주염이어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치아를 받들고있는 치조골에 뼈 이식을 시도해 보겠다는 그를 믿을 수밖에. 다행히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이를 뽑지 않게 된 것이다.
손성희 박사(서울대 치대 교수·대한치주과학회 회장)는 치과 하면 이를 빼는 곳으로 알고있는 일반의 생각과는 달리 요즈음은 가능한 한 치아를 빼지 않고 보존하는 치과 이론이나 치료「테크닉」이 크게 발달했다고 소개한다.
치주염이란 잇몸이 부어 오르고 피나 고름이 나며 치아가 흔들거리는 치과 질환의 대표급. 흔히 풍치라고 한다. 실제로 치아 탈락의 가장 중요한 치과 질환이라는 손 박사의 말이다. 치아 벽에 마치 이끼처럼 낀 균태 때문에 잇몸을 비롯해서 치조골·백아질·치주인대 등에 염증이 일어난 것이 바로 치주염.
특별히 치아관리를 하지 않으면 30대 이후에는 거의 모두가 치주염을 앓게 된다고 손 박사는 말한다.
그래서 4,5년쯤 지나면 영영 치아를 뽑을 수밖에 없을 정도가 된다고 손 박사는 경고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5가지 증상 중 어느 한가지라도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치과의사의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손 박사의 권고다.
①칫솔질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
②잇몸이 부어오르고 손으로 누르면 고름이 나온다.
③입에서 심하게 냄새가 난다.
④이가 솟아올라 이뿌리 (치근)가 보일 정도다. 또는 아랫니와 웃니를 서로 맞닿게 할 때 변화가 온다.
⑤치아가 흔들린다.
평소 치아 벽에 낀 균태나 치석을 잘 벗겨 내면 치주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3,4개월에 한번씩 치과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주염의 치료 및 예방법이라고 손 박사는 강조한다.
식후에는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습관도 들여야한다.
정신적인 긴장이나 불안·「스트레스」·과로는 치주염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다는 사실도 아울러 알아둘 필요가 있다.<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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