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등산은 주말「스포츠」로 안성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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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9명의 성인 남자를 등산시키면서 호흡·심장박동·「에너지」소요량 등 생리적 변화를 실험 측정한 남기용 박사(서울대 의대 생리학 교수)의「리포트」는 도시인들이라면 한번쯤 음미해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언덕이나 적당한 높이의 산(해발 1천5백m이하)을 오르내리면 호흡과 맥박수가 배가 되어 폐와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체력도 현저하게 증강시켜 준다는 남 박사의 보고다.
등산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지 신체를 단련시키는데만 있지 않다.
산소 흡입량을 늘려주고「스트레스」를 해소 시켜주는 효과를 빼 놓을 수 없다. 더럽혀진 공기를 마시며 갖가지「스트레스」로 괴로움을 당하는 현대인에게 등산이 안성마춤이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산소를 듬뿍 마시면 젊어진다』고 해서 구미에서는 이미「에어·로빅」(운동을 통해 산소 마시기)이 유행된바 있다.
중년남자의 경우 안정 때 호흡을 통해 마시는 산소 량은 체중 1㎏당 매분 4㎖정도. 1천6백m를 15분쯤 걷게되면 7㎖로, 그리고 줄넘기를 10분간 하면 21㎖로 산소 흡입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등산을 하게 되면 들이마시는 산소량은 무려 매분 35㎖이상으로 급증한다. 그것도 맑고 깨끗한 산소다.
그래서 등산을 하고 나면 온몸의 세포가 신선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아 젊어지고 활기에 넘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등산은 현대인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도 한다. 산길을 오르는 도중에는 열심히 걷기를 계속할 뿐 잡념으로 정서적 교감신경이 흥분될 여유가 조금도 없음이 실험에 의해 밝혀진바 있다.
또 험준한 산을 넘어 기어이 정상을 정복하고 대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무한한 희열을 체험함으로써 평소 복잡한 생활에서 비롯되는 좌절감이나 소외의식을 씻어버릴 수 있다는 정신과 의사들의「리포트」도 있다.
등산은 가파르고 험준한 산보다는 기울기가 20도쯤 되고 높이가 해발 1.000m안팎인 산을 40∼50분 동안 계속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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