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하고 재미있는「셰익스피어」극 보여 주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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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그 동안 한국에서도 많은「셰익스피어」극이 공연돼 왔으나 까다롭고 무거운 인상을 준 것 같아요. 이번 공영을 통해 활발하고 재미있는「셰익스피어」희극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어요.』
극단「가교」가 12일까지 시민회관 별관에서 공연하는「셰익스피어」작『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연출을 맡은 벽안의 미국인 선교사「마거리트·무어」여사(58·한국명 모진주)는 그래서『의상 몸짓 말씨 예절 등을「일리자베드」조의 정통성에 맞춰 충실히 표현하겠다』고 말한다.
소극으로서의 경쾌한 흐름을 통해 관객들은 참다운 결혼생활의 지혜도 얻을 것이라는게「무어」여사의 연출변.
만주의 용정에서 태어나 8세 때부터 50년간 한국서 살아온「무어」여사는 자신의 의식이나 정서가 한국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유창한 우리말로 설명한다.「무어」여사는 미국「뉴욕시티」신학교 연극부와「켄터키」대에서 연극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극단「가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년 전. 그 동안「가교」와 함께『평화의 왕자』『새아침의 길』등 성극을 연출한 일도 있었다.
이번에 그는 여러 가지 의상을 마련키 위해 손수 동대문시장을 샅샅이 뒤지고 고증에 맞춰 직접「디자인」하기도.
『한국인은 어느 민족보다도 본성적으로 연극적「에너지」가 활발한 민족』이라고 말한「무어」여사는『많이 공연되고 있는 서양작품의 번역극에 있어서 대사나 동작「매너」등이 한국화(코리어나이즈)의 영역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꼭 극복되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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