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분 어린이용품 12종 리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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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을 비롯한 어린이용품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유해성분이 나왔다. 국가기술표준원은 1일 어린이용품(총 424개) 안전성 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12개 제품에 대해 리콜(회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제품별로는 장난감 3개, 유아용품 5개, 어린이용 장신구 4개다.

 가장 많이 검출된 물질은 내분비계 장애 환경호르몬의 하나인 프탈레이트다. 12개 제품 가운데 9개에서 기준치의 49~238배가 검출됐다. 이 물질은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해 주는 첨가제 역할을 하지만 유해성이 워낙 강해 아주 적은 양(0.1% 이하)만 섞어 놓을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은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국표원 관계자는 “유해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다른 첨가제도 있는데 업체들이 값이 싸다는 이유로 프탈레이트를 썼다”고 지적했다.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헬로키티 유아 욕실화(샤바스 제조)는 기준치의 238배, 유아용 변기(금보상사·HI무역 제조)는 176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가 나왔다. 말랑말랑한 감촉 때문에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캐릭터 인형 라바 깜찍이(서울완구 제조)에서도 기준치의 49배가 검출됐다.

 납·카드뮴과 같은 중금속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은 제품들도 8개나 된다. SMI라는 업체가 만든 어린이용 귀고리에서는 납이 기준치의 최대 524배, 반지에서는 카드뮴이 최대 27배가 나왔다. 여러 개의 유해물질이 한꺼번에 검출된 제품도 있다. 어린이용 보드게임인 호텔왕게임(아이콤 제조)은 납(4.3배)·카드뮴(7.5배)은 물론 프탈레이트(68.7배)까지 기준치를 모두 넘어섰다.

 이들 제품을 산 소비자는 판매회사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자세한 리콜 제품 정보는 제품안전정보센터 홈페이지(www.safetykorea.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국표원은 앞으로 두 달 뒤 리콜이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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