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설 돌던 김경희, 북한 기록영화 재등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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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기록영화에서 삭제됐던 김경희(김정은의 고모)의 모습이 관영 조선중앙TV에 다시 등장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9일 오후 김정은의 과거 활동을 담은 ‘온 나라에 체육열풍을 일으켜주시여’라는 기록영화를 내보냈다. 여기에는 축구경기장을 찾은 김정은을 수행한 김경희의 모습이 두 차례 드러났다. 지난 2월 11일 처음 방영된 이 기록영화가 재방송에서도 편집되지 않은 채 나온 것이다.

 중앙TV는 지난달 20일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방문 때 찍은 김경희의 얼굴을 내보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5일 김경희의 2012년 12월 김정일 시신참배 장면을 방영하면서 김경희를 빼버렸다. 이에 따라 동영상 삭제를 근거로 한 김경희의 숙청 관측은 불확실한 상태로 남게 됐다.

 한편 김정은 체제 최고 실세로 꼽혀온 최용해(64)가 권력 전면에서 밀려났는지는 1일 판가름나게 됐다. 30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평양방직공장에 새로 지은 기숙사를 방문한 소식을 전하면서 “5·1절(노동절) 경축연회를 ‘노동자합숙’에서 성대히 치르고 군 총정치국장이 참석해 근로자들을 축하해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정은의 현장방문에는 최용해 대신 최근 차수(次帥·대장 위 계급)로 진급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황병서가 동행했다.

지난달 29일 조선중앙TV는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일으켜주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통해 축구경기장에 김정은과 동행한 김경희(왼쪽에서 둘째)의 모습을 방송했다. [사진 조선중앙TV]

정부 당국자는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의 지시내용을 전하면서도 총정치국장이 누구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며 “1일 누가 총정치국장으로 호명되는지를 보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해는 최근 와병설이 제기됐고, 황병서가 총정치국장 자리를 차지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국자는 “교체가 확인된다면 장성택·김경희 부부에 이어 최용해마저 권력에서 밀려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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