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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식량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0 농업의 역할>
현재 농업부문은 GNP의 25%밖에 기여하지 못하며 총 투자의 11%만 이 부 문에 배정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 비율이 더욱 줄어들어 80년에는 아마도 GNP의 10%에 불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부문의 사회적 중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90년에도 농업부문 노동력 고용은 30%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농업부문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들은 점증하는 양곡수요를 국내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 식량증산에 불가결한 투자의 경제적 효율, 농업활동을 위한 노동력의 확보, 농업부문의 생산성과 1인당 소득추세(특히 도시 소득에 대비한) 등이다.
양곡수요는 소득·인구변화에 따른 자연증가 외에도 식품관습과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수요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진다.
지난 20년간의 추세를 비롯한 여러 자료를 토대로 90년의 식량수요 구조를 예측한 결과 쌀은 앞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 90년에는 75년비 36% 늘어난 5백90만t, 보리는 10%, 밀은 48%가 각각 늘어나고 쇠고기 수요는 130%, 우유·계란은 150%, 야채·과일수요는 78%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었다.
반면 생산측면에서는 몇 가지 장애요인이 없지 않다. 경지면적의 감소와 노무비의 상승에 따른 다모작의 감소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본 조사단은 미곡의 자급, 보리·밀의 일부도입 의존정책이 타당하며 경제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본다.
쌀의 ha당 수확량이 90년에는 5t(단보당 5백kg)에 이를 것으로 보여 식부 면적만 크게 줄지 않으면 쌀자급은 가능하리라 본다. 농업노동 수요의 계절적 기복에 대처할만한 제반 시책(예컨대 기계화 등)이 마련된다면 노동력 문제는 크게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보리와 밀에 관한 한 노동력 부족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90년의 생산 수입 수요를 예측한 결과는 표에서 보듯이 쌀의 경우 고율추계에서는 40만t의 여유를 가지나 저율추계에서는 20만t이 모자라게 된다. 그러나 76년의 단보당 수확이 4백10kg까지 제고된 점에 비추어 90년의 5백kg 예상은 과대평가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기존농업개발 계획에 더하여 연평균 1억「달러」(75년 가격)만 더 투자하면 90년의 쌀 생산은 수요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전작물은 전혀 다르다. 보리와 밀은 생산과 수요에서 대체성이 강해 수요 추정이 서로 연관성을 가진다. 이들 곡물은 앞으로도 계속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리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그 부족량은 현재 40%에 불과한 2모작의 범위를 얼마나 확대하는가에 달려있다. 지금 추세로는 이 2모작율이 90년에는 20%까지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 경우 90년의 보리·밀 부족량은 4백만t에 달해 외화소요는 8억「달러」(75년 가격)에 이를 것이다. 이 같은 부담은 90년의 총수입규모 추정액 5백억「달러」(75년 가격)에 비하면 얼마 안되지만 외화의존도는 지금의 25%를 훨씬 넘어 거의 38%에까지 이르게 된다.
실제에 있어서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보리의 소비량은 줄어드는 대신 쌀이나 밀의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밀과 보리의 수입수준을 추정함에 있어선 이런 요인 등까지도 감안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1인당 보리소비량이 지난 54년의 17kg에서 72년엔 1kg으로 격감한 예는 주목할만 하다.
최근 2모작의 감소경향은 농번기의 높은 임금과 겨울 작물의 낮은 수익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기후조건상 겨울작물을 심는 농가는 여름작물의 감수위험부담을 안게되며 또 현재의 곡가체계가 유지되는 한 겨울작물인 보리보다는 이윤이 더 높은 여름작물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2모작은 식량의 자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2모작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그러한 대책 중에 특히 중요한 것은 농번기에 작업능률을 높일수 있는 농업기계화다.
또 겨울작물에 대한 수익성을 높여주는 것도 2모작을 장려하는 방안이 될 것이나 이미 하곡수매 가격이 국제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자금지원 방법도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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