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고혈압 공포심은 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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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혈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고혈압 환자가 많다는 뜻이리라.
또 비교적·계몽도 잘 되었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고혈압에 대해서 지나친 공포심을 갖기 때문에 고혈압이 생기거나 기왕 있었던 고혈압이 악화되는 예가 많아 의료계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이영우 박사(서울대의대 교수·내과학)는 40대가 되면 혈압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해 너무 신경과민인데다 공포심마저 갖는데서 오히려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일종의 노화 현상으로 동맥경화가 일어나 혈압이 다소 높아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정신적인「스트레스」라든지, 흥분·감정의 동요·정서의 격변 등 심인성으로 혈압이 치솟는데 지나치게 공포심을 느끼면 고혈압을 부채질하는 셈이 된다는 이박사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 1백40, 확장기혈압 90 이상을 고혈압이라고 하지만 개인차가 있다. 예컨대 60대에 수축기혈압이 1백60이라고 해서 반드시 고혈압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이 박사는 강조한다.
다만 갑자기 혈압에 변동이 생기는 경우라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 경미한 고혈압의 경우는 약물요법·운동요법·식이요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박사의 말이다. 중증 고혈압도 끈기있게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고혈압의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 콩팥에 잘못이 생겨서 초래되는 신성 고혈압처럼 원인이 확실한 것은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대개 젊은 사람의 고혈압은 신성이기 쉽다.
이박사의 임상 경험에 따르면 고혈압이라는 사실이 우연히 발견되는 예가 많다.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하다가, 또는 혈압 한번「체크」해 보겠다고 혈압측정을 한 결과 고혈압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1년에 2회쯤 정기적으로 혈압을「체크」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에 가장 중요하다는 이박사의 말이다.
초기의 증상으로 가장 특징적인 것은 후두통. 그밖에 심장이 두근거린 다든지, 현기증이 나타난다든지 한다면 고혈압이 상당히 진행되어 후유증이 심하다는 뜻이다.
일단 혈압이 높다는 판정을 받으면 의사의 지시대로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이 박사는 강조한다. 소금 섭취량을 줄이고(하루59정도)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적당한 운동을 시작하도록 한다. 그리고「스트레스」는 즉시 해소하는 방안을 스스로 강구하도록 한다.
평소 가능한 한 짜게 먹지 않고 동물성 지방을 멀리하는 식생활을 하는 것이 고혈압을 예방하는 비결이다. 자기 몸「컨디션」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서 매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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