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조|이성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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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뒤돌아보면 거기
서시오. 불빛 아래
그대 의로움 나부끼고 있었지.
네거리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그대 외로움
환하게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
소리치고 있었지.
다시 등 돌리고 걸어가면
등에 와 박히는 화살같은 3월,
그대 외로움 달려와서
함께 피 흘리고 말았었지.
사람마다 거리마다
참을 길 없는 사랑,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었지.
펄 펄 펄 넘치고 있었지.

<노트>
한 사람의 고독의 실상을 발견하는 일이야말로 사랑의 근원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 발견은 곧 한 사람의 몸 전체, 또 정신의 가장 깊은 부분을 오는 것과 같은 경이를 제공해 준다. 한사람의 외로움은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의 외로움과 연결될 것이며 그때 비로소 개인은 개인을 뛰어넘는 강력한 힘으로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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