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용어에 변화「주한미군」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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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카터」대통령은 선거초기 주한미군 문제에 관한 공약을 할 때 철수(Withdrawal)라는 표현을 썼으나 차차 그의 외교정책이 구체성을 띠기 시작한 선거전 후반부터 단계적 감축(Phase down)이라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써왔다. 「밴스」미 국무장관이 동경 방문을 끝내고「워싱턴」에 돌아간 직후 기자회견에서도「카터」는「단계적 감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었다.
그런데 9일의 회견에서「카터」는 철수라는 표현을 다시 쓰고 있다. 단순한 우연인지 그의 의도가 갖는 강조점의 변화인지는 물론 분명치 않다.
「워싱턴」의 소식통들 박동진 장관이 계속「감축」(Reduction)이라는 표현을 쓴데 대해「카터」는 시종 철수라는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카터」는 선거 유세 중 주한미군감축 공약을 할 때「4∼5년에 걸쳐」라는 시기를 밝힌 적이 있으나 당선된 후로는 9일의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시기를 밝혔다.
또 하나 새로운 것은 지금까지 미 지상군 감축문제는「한국 및 일본정부와의 협의(Consultion)」를 거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은 물론「일본의 완전한 이해와 어쩌면 참여(Particippation)를 거쳐」감축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참여」는 주한미군감축 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외교 및 안보체제상의 조정 작업에의 참여를 뜻하는 것 같다. 이 표현은 따라서 주한미군 감축은 한미간의 쌍무 문제이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간여하지 않겠다는「우꾸다」일본내각의 공식 입장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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