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산하…가뭄 3개월째 해갈 당분간 어려울 듯|전력·농사·화재·식수 등 각종 피해 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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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록적인 한파는 물러갔으나 전국적으로 연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혹독한 겨울 가뭄으로 보리를 비롯한 농작물의 고사·황화현상이 극심하고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전례 없는 겨울철 식수난을 겪고있다. 뿐만 아니라 공기가 메마른 가운데 등산철을 맞아 주말인 26일과 27일 사이에만도 전국에서 26건의 산불과 9건의 불이 발생, 일부지방에서는 전면 입산금지조치를 내리기도 했으며(관련기사 7면) 「댐」의 저수량이 줄어 전력난까지 겹치고 있다.
2월 들어 인천·여수·대구·부산 등지에 여전히 강수량이 없는 이번 가뭄은 또 바닷물의 염도를 적정 선보다 훨씬 짙게 만들어 양식장의 양식물 성장을 중단케 하는 피해마저 주고있다.
중앙관상대는 3월2일 기압골의 통과로 전국에 한차례 강우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해갈을 기대할 정도는 못되고 당분간 가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상대는 또 지난 3일 발표된 서울·경기·강원·충청지방의 건조주의보가 계속 발효중이라고 밝히고 화재예방·호흡기질환·안질 등에 주의를 당부하고 가뭄으로 인해 황사현상이 자주 일고있다고 밝혔다.
이번 가뭄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지난 12월과 1월 및 2월의 3개월 동안 예년강수량이90.7㎜지만 실제강수량은 34.6㎜로 56.1㎜나 부족하고 부산은 95.2㎜, 광주는 71.0㎜, 대구 47㎜, 전주 59.3㎜, 여수의 경우 47.6㎜가 부족하며 목포는 64.5㎜나 예년치 보다 적다.
이같은 가뭄으로 전남지방의 경우 28일 현재 도내 3천60여개소의 저수지 등 농용시설 저수량이 53%밖에 안되고 논보리는 50%, 밭보리는 76.8%의 고엽율을 보이는 등 농작물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고 있다.
곡성군 등지에서는 20일부터 보리밭에 물주기 작전을 벌이고 신안군 여천군 진도군 광양군 일대 도서에는 도 당국이 행정선을 동원. 식수 수송작전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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