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의 「공산 봉건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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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일성이 자기아들 김정일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나는 것 같다. 이에 따라 북괴공산집단의 본질도 세계 최악의 전제주의적 독재권력임에 더해서 사상 최초의「공산봉건왕조」임이 더욱 뚜렷해졌다
실제야 어찌 되었든 「마르크스」주의는 스스로「과학적」이고 「반봉건적」임을 자처한다 .또 다른 많은 공산국들은 지금까지 최소한 권좌의 친자상속만은 삼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김정일에 대한 김일성의 봉건 왕조적 권좌상속은 자유세계의 상식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공산세계 자체의 상례를 두고 말하더라도 이단적인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북괴가 이런 무리한 짓을 자행하게된 연유는 그런 대로 짐작이 간마다「스탈린」이 후계자 지명을 허술하게 해놓았다가 죽은 다음 격하를 당한 것을 보고 김일성의 모골이 송연해진 것이다. 게다가 모택동 역시 후계세대를 양성할 양으로 「문화혁명」이란 평지풍파를 일으켰다가 공연히 홍역만 치른 셈이 되었다.
이 두 가지 전례가 다같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김일성으로서는 불가불 그와는 다른 방법을 쓰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우선 자신의 가계를 대대로 우상화하고 자신의 출생지를 신사처럼「성역화」한 다음 소위 「김일성주의」란 주문을 만들어 자신을「마르크스」와 동렬에 올려놓았다.
북한주민들은 심지어「레닌」이나「마르크스」나 소련·동구·중공의 선례까지도 모조리 맹목당한 채 오로지『김일성가계의 유일 절대성』이란 경전만을 무조건 암송해야 하고 주입 받아야 했다.
이런 분위기 조성이 진척되자 김은 서서히 자기 아들 김정일을 표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른바 「3대혁명그룹」이란 김정일 동세대집단을 당중당으로 조직해 사실상의 탈권적 교체작업을 개시한 것이다.
이러한 친위적 탈권 공작은 북괴 내부에 심각한 갈등을 일으켰고 외부적으로는 호전적인 도발책동을 가속시켰다. 남일·최현 등을 비롯한 고참세대의 알쏭달쏭한 퇴장과 8·18만행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대로 본다면 김은 자신이 죽기 이전에 자신의 분신집단을 빈틈없는 후환권력체계로 들어 앉혀 놓으려는 속셈인 것 같다.
그러자면 지금의 40대 후반부터 50대는 완전히 거세대상인 셈이다 그러한 계략이 완수됐다고 가정할 경우 그 다음에 나타날 북괴판 봉건왕조의 젊은 독재권력은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패륜적 「마피아」집단일 것임이 뻔하다.
괴기공상과학소설에서 보듯이, 다른 것은 하나도 모르는 채 오로지 하나의 호전적인 교의만을 철저하게 주입받은 젊은 인간기계들처럼 포학한 것은 또 없을 터이니 말이다.
이 끔찍한 마의 집단이 남한마저 집어삼키려는 것을 막는 .것도 우리의 사명이요, 북의 주민들을 그로부터 해방시킬 때를 앞당기는 것도 우리의 사명이다 그것은 1차적으로는 우리의 평화통일 노력으로 연결되는 것이지만 부차적으로는 북괴의 타락 자체가 자초할 내부적 파탄증세에서 예감된다. 조만간 공산권내부에서도 북괴의 이단적 「사회봉건주의」는 힐난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참된『사람이 사는 세상』참된 민족적 정통성이 이어진 사회인 우리의 삶터를 더욱 값지게 실감하면서 북녁의 괴기한 봉건독재가 자행하는 광태를 전세계 이성인들과 더불어 타기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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