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 중 심판 교체 끝없는 오심 악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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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프로야구가 오심 때문에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경기 중 교체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SK전. 3회 초 시작에 앞서 2루심 나광남(47) 심판이 대기심이었던 박근영 심판으로 바뀌었다. 심판이 타구에 맞거나 복통을 일으키고 교체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오심 직후 바뀌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SK가 4-0으로 앞선 2회 초 무사 1·3루에서 1루 주자 조동화(33)가 도루를 시도했다. 조동화보다 KIA 2루수 안치홍(24)의 태그가 더 빨랐다. 그러나 나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선동열(51) KIA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나 심판은 “몸이 좋지 않아 교체를 요구했다. 방금 전 상황(오심)을 TV 리플레이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 심판은 지난 27일 마산 NC-두산전에서도 두산 오재원(29)의 1루 세이프를 아웃으로 판정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마침 이때 “우리도 메이저리그처럼 비디오 판독 범위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두 경기 연속 오심을 저지른 나 심판의 심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도상훈 KBO 심판위원장은 “나 심판이 며칠 전부터 감기몸살이 심했지만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나 심판이 아프다는) 전화를 받고 교체를 지시했다”면서 “(오심에 대한) 징계 여부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야구 규칙 9.02(d)는 ‘질병이나 부상에 의하지 않는 한 어떤 심판도 교체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문책성 교체라고 하더라도 오심 때문이라고 규정상 말할 수 없다.

 KIA는 선발 한승혁이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데다 오심까지 나오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SK 타선에 안타 15개, 볼넷 9개를 내주며 5-18로 대패했다. 잠실에서 넥센은 두산을 5-2로 꺾고 선두를 지켰다. 에이스 나이트가 5회 1사에서 물러났지만 조상우-송신영-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승리를 지켰다. 특히 강속구 투수 조상우는 5-2이던 5회 1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았고, 6회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손승락은 9세이브로 단독 1위에 올랐다.

 NC 선발 이재학은 마산 LG전에서 7과3분의2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10탈삼진으로 호투, 3-2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롯데의 대전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

광주=배중현 기자

◆프로야구 전적(29일)

▶NC 3-2 LG ▶SK 18-5 KIA ▶넥센 5-2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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