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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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술발전이 경제성장의 근본 동인임을 고려할 때, 우리가 기술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은 분명하다.
박대통령은 8일 과학기술처 순시에서 선진기술의 과감한 도입을 서두르는 한편, 이를 촉진키 위해 정부가 특혜조치를 베풀고, 또 산업계에서도 적극성을 띠도록 지도할 것을 지시했다.
중화학공업을 집중적으로 건설함으로써 고도산업사회를 80년대 초까지는 기필코 건설하겠다고 다짐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과학기술의 창달을 대통령이 촉구한 것은 시의 적절하다. 이를 계기로 기술발전에 새로운 자극이 주어짐으로써 정책적인 유도와 산업계의 협조관계가 잘 조화되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면서 기술발전의 촉진을 위해 무엇이 보완되어야 하는가를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첫째, 기술의 개발과 그것의 경제화는 상호의존적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기술개발을 자극하는 계획과 그것을 경제화 하는 계획은 보다 밀접하게 연결을 맺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까지는 우리가 기술의 경제화를 비교적 소홀히 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따라서 기술개발과 그를 산업화시키는 과정을 좀더 체계 있게 다룰 조직과 자금투입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정부사업으로 시험공장을 운영하는 관할기관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외국기술의 도입과 그것을 토착화하는 방법의 연구가 병행됨으로써 외국기술 의존성을 탈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나갈 방법을 또한 찾아야 한다.
원래 기술과 경제의 성장은 모방에서 출발해서 이를 자기 것으로 소 화시켜 자립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므로 모방과 창조는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보완적이다.
그러나 안이한 모방의 반복으로써는 기술과 경제의 자립화가 이루어지기 힘드는 것이므로 모방과정을 가급적 단축시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선진기술의 도입은 국내 기술개발을 자극하는 요소로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요, 따라서 선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기술도입을 개방함으로써 국내기술발달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진기술의 도입에 있어 그 범위와 시기를 적절히 관리할 줄 아는 세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끝으로 국내기술의 개발과 그 경제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과학교육의 실질적인 개선과 산업계의 기술개발투자를 위한 기초적인 자극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름만의 과학교육시설을 갖춘 교육기관을 시급히 개선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연구기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연구비 지원이 대담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동시에 안이하게 외국기술을 들여와 치부하려는 경향에서 산업계가 하루 속히 탈피해야 하고, 그러려면 기술개발투자를 하는 것이 기업을 위해서도 득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제1차적인 관심사는『얼마나 이득이 있느냐』에 있는 것이므로, 기술개발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제반 장치를 만들어 주면 자연히 기업의 연구투자는 늘어날 것이다.
80년대 초에 고도산업사회를 꼭 이룩할 수 있도록 기술적·경제적인 모든 저해요인을 찾아내어 이를 과감히 제거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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