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새 섬(신도)을 찾아라|태평양에 눈독들인 일본의 영토확장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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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의 해상 자위대·보안청 할 것 없이 요즘 일본에서는 날이 채 밝기 전에·태평양「이오지마」(유황도) 남쪽에「비행기 띄워 보내기」작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황도 남쪽에 변색수역이 발견되었다는 정보에 따라 새로운 섬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신도가 바다에서 갑자기 솟아 나오는 경우 선점, 일본영토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망망대해에서 새 섬을 발견하는 경우 국제 관례상 발견자가 영유를 선언하면 그만이다.
일본과 미국이 태평양에서 새 섬 발견작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벌써 오래지만 유황도 남쪽 공해에서 새 섬을 발견하는 경우 2백 해리 시대에 직경 4백 해리의 광범위한 어업 전관수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가 있다.
문제의 해역은 다랑어·고등어의 보고로 알려져 자원소국이자 해양대국인 일본은 열을 내고 있다.
일본이 새 섬의「탄생」가능성의 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 9일이었다.
동경∼「괌」도를 정기운항 하는 일본항공의 여객기 조종사가 1만m상공에서 유황도 동남쪽 약 1백8km해상(북위23도54분, 동경 1백42도18분)에 변색수역이 있는 것을 관측한 것이다. 이 같은 관측보고는 즉시 해상 보안청·자위대에 통보되어 새 섬이 곧 탄생할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유황도 근처 해저는 화산대로 과거 새 섬이 3개나 솟아난 기록(1개는 그후 다시 소멸)이 있다. 이번의 경우도 해저에서 연속적으로 화산이 터지면서 해면의 빛깔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색수역이 발견된 다음날에 이어 연일 해상 자위대와 보안청에 의한 새 섬 탐색「새벽 비행작전」은 시작됐다.
동경에서 현지까지 1천4백여㎞, 비행시간 5시간 정도여서 현지 해상관측이 가능한 상오8시까지 관측 비행기가 도착하려면 상오 3시쯤 이륙해야만 한다.
화산폭발로 해저 산이 점차 자라 올라와 언제 해상에 솟아날지 모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탐색관측을 계속 하고 있다.
일본은 74년부터 화산도 탐색 5개년 계획까지 세워놓고 해저 탐색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유황도 근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 였다.
미국의 경우 일본보다 앞서 태평양 신도발견에 나서 상공·해저서의 관찰능력이 일본의 2배정도 이나 2년전 유황도 근처에서 화산으로 인한 신도 발견 때는 일본에 쓴잔을 마신 일이 있다. 『「후꾸싱오까」(복신강)의 광장』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섬을 일본에 놓치고 말았었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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