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마르다. 물이 없다. 연말 연시에 밀어닥친「열흘 한파」로 서울시내 곳곳의 상수도 관이 얼어 터져 일부 변두리 지역에선 혹한 속의 식수난이 보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대문구 수색동 205 일대엔 수도물이 안나와 주민들은 하루 두 서너 차례씩 실어다주는 급수차에 의존해서 갈증을 풀고 있는 형편.
급수차가 들어오는 막다른 골목엔 새벽부터 밤까지 물동이가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꼬마들도 뒤질세라 물 배급받기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급수 총력전에 나선 인력이 있는 집은 그나마 다행. 집 볼 사람밖에 없는 집에서는 하는 수 없이 물 한동이에 1백원씩 주고 사 쓰는 등 신판 김선달의 후예가 때아닌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서울 변두리의 겨울은 어수선하다. (서울 서대문구수색동 205일대) 박상원 기자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