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취지 무시 참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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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헨리·포드」라고 하면 미국 대본주의 대명사라고도 할만 하다. 그리고 기금 23억「달러」로 미국에서도 으뜸가는「포드」재단은 미국 자본주위의 정신적인 요새로 받아 드릴만 하다 이런 풍토 속에서 「헨리·포드」2세 (「포드」자동차 회장)가 『「포드」재단의 간부진은 도대체 재단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자본주의를 대접할 줄 모른다』는 내용의 노기찬 성명을 발표하고는 33년이나 지킨 이사 자리를 사직했다.
이로써 41년간 지속돼 온 「포드」가와 「포드」재단과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졌다.
이에 앞서 「포드」 재단은 74년에 이미「포드」자동차 회사 주식을 처분, 재경 관계를 끊었다. 「헨리·포드」는 재단이 사장 「알렉산더·허드」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다.『재단은 미국 자본주의의 열매 위에서 비로소 존재하고 번영한다. 경쟁적인 기업의 배당금이 재단의 존재를 가능케 한다….
박애주의 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말같이 들리겠지만 재단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그런데도「포드」재단이 하는 일을 보면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없다.
「포드」재단회장 「맥조지·번디」는「헨리·포드」의 그런 주장이「포드」재단의 진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마디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카네기」재단의 어떤 간부는 「워싱턴 · 포스트」기자에게 『그래 자유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 「포드」재단의 설립목적이란 말인 가』고 반박했다.
이 사람은 이제는 「포드」재단에는 「포드」가의 대표는 한사람도 없으니까 재단 일이 훨씬 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금 7억 4천 4백만「달러」의 「록펠러」재단의 간부」「존·놀즈」는 재단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헨리·포드」의 견해는 건전하다고 찬동하고는그러나 『자본주의를 키우는 일은 「헨리·포드」같은 사람들의 소관이지 어디「포드」재단의 책임인가』고 말했다.
10억「달러」의 기금을 가진 「로버트· 존슨」재단의 회장「데이비드·로저즈」는 「헨리·포드」의 백유기업 운운하는 주장이 걱정스럽다고 말하고 그러나 파문은 미미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1936년 2백만「달러」로 설립한「포드」재단은「포드」가에서 총41억4천만「달러」를 제공받았고 현재 남아있는 기금은 23억「달러」로 미국에서 가장 큰 재단이다.
76년의 경우「포드」재단은 인권·주택·지역사회개발 분야에 전체 지급액의 25·5%,후진국에 20·1%,고등 교육분야에 14·4%, 신문 통신 분야에 20·1%. 그리고 예술분야에 4·7% 지급했다. 전체 지급액은 1억9천5백20만 「달러」「포드」는 예술분야에 지급된 4·7%가 마땅치 않았다.「포드」는「포드」재단의 할 일은 혁신적인 계획을 지원하는 것이지 장기간 계속되는 계획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포드」재단은 법적으로「헨리·포드」의 1인 독재 체제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그러나「헨리·포드」의 개인적인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 3백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각종 비영리 재단들이 과연 자본주의를 「이념적 아버지」로 모셔야 할 것인가를 반성해 보는 기회는 될 것이다.【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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