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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이민사』현규환 저-한족수난사 총정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삼국시대부터 이조 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대륙문화의 끊임없는 영향을 받아왔다. 이 같은 특수한 사정 때문에 한민족의 역사는 침입해오는 이민족에 대한 저항의 역사가 상당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세에 이르러 일제의 강점·2차 대전에 따른 남북분단은 한국 고유문화와 생활상에 커다란 변혁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같은 한민족에 대한 수난사의 구체적 기록이 없었던 학계의 실정. 이 같은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이 책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이 책의 상권은 만몽편·소련편, 하권은 일본·미국·「캐나다」·중남미·기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유이민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몽·소련·미국 등지에는 특수한 내용을 종합해 총설을 함으로써 독자의 편리한 이해를 돕고 있다.
각 지역별로 나뉘어진 장에서는 시대 순으로 한민족의 생활상태 중 현지 원주민들과의 접촉관계, 정치·산업·문화적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편은 저자 자신이 수집한 심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서술을 하고 있어 이 책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는 해방 후 재일 한인에 대해 민단·조총련의 대립 등이 다뤄져 있다.
이 같은 정치적인 면이 외에 교육·종교·한일국교 정상화에 따른 재일교포의 법적 지위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멕시코」「쿠바」「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볼리비아」등 60년대 이후에 중점적으로 이민이 이뤄졌던 지역에 대해서도 자세한 통계가 제시돼 있다. 저자는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유이민에 대한 평가는 단편적으로 밖에 나타나 있지 못하나 이 방면에 대한 연구자·정책수립가에게는 반드시 갖춰야 할 유일한 자료로 군림하고 있다. 저자는 전 서울적십자병원장. 【정병학<동양사·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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