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특별시' 서울…OECD서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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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서울의 공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의 공기에서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지름 10㎛(마이크로 미터=1천분의 1㎜) 이하의 미세먼지는 2001년 말 ㎥당 71㎍(마이크로그램=1천분의 1㎎)으로 OECD 국가의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로마는 60㎍,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도 53㎍로 서울보다 적었다.

만성 기관지염.폐렴 등을 유발하는 이산화질소의 농도는 0.037ppm으로 러시아 모스크바(0.058)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0.04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0.009ppm으로 가장 낮았고, 호주 캔버라(0.010), 폴란드 바르샤바(0.011), 뉴질랜드 오클랜드(0.011) 등도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도시로 꼽혔다.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납의 경우 서울은 0.074ppm으로 핀란드 헬싱키(0.010), 스위스 취리히(0.019) 등에 비해서는 높았지만 평균치보다는 낮았다. 또 아황산가스 농도도 0.005ppm으로 0.004~0.006ppm 수준인 런던.파리.로마.뉴욕 등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울의 대기오염이 악화된 것은 황사 발생이 빈번해진 데다 다목적 경유자동차 등 경유차의 운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4월 중 관계부처.전문가.시민단체.업계 관계자들로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법'제정을 위한 추진팀을 구성하고 연내 법안 내용.시행시기 등을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심한 경유승용차의 시판을 2005년부터 허용키로 하면서도 보완대책을 미뤄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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