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위안부, 끔찍한 인권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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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이 여성들은 전쟁 중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인(shocking) 방식으로 성폭행당했다(violated)”며 “이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 지도자들의 역사 인식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 “피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하고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인들은 (한·일 양국 간의) 과거가 솔직하고 공정하게 인식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끔찍하고 지독한(terrible and egregious)’이란 표현을 써가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도 “한·미·일 헤이그 정상회담 전 무라야마·고노 담화 등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성의 있는 해결을 하겠다는 얘기들이 있었다”며 “아베 총리가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진정성 있는 실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역내의 변화하는 안보 환경으로 인해 현재 2015년 12월로 돼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와 조건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당초 2012년 4월 이전키로 했던 전시작전통제권은 이명박 정부 때 2015년 12월로 전환 시기를 한 번 늦췄고 박근혜 정부 들어 재연기 논의를 해왔다. 재연기 시점은 양국 국방 당국 간 논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발은 새로운 강도의 국제적 압박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핵을 가진 북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은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도 강화키로 했다”며 “그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를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증대시켜 효율 운용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에 대한 억지력을 확인하기 위해 두 정상은 26일 한미연합사를 함께 방문키로 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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