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빙상의 돌풍 이성애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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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때「야구」와「복싱」·농구 등에서 흑 백인 혼혈선수가 등장, 선풍을 일으키더니 이제는 빙상에서도 흑인 혼혈아가 두각을 나타내 화제. 17일 태능 국제「스케이트」장에서 폐막된「스피드·스케이팅」우수선수 공인 기록회 여자3천m에서 미국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성애(14·춘천 유봉여중2) 선수가 3년간 한국 빙상계를 독주해 온 김영희(동국대 1년)를 1초38이나 앞선 5분16초77로 우승, 돌풍을 일으켰다.
외동딸이 빙상 선수로 대성하기를 기대하며 미군 부대에서 세탁부로 인하는 어머니 이귀순씨(40)와 셋방살이하는 이양은 유봉여중 교장 김유봉씨(53)의 도움으로 어렵게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가난 속에서 그나마 딸의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차비 5천원과 나들이옷을 빌어 입고 경기장에 나온 어머니 이씨는 딸이 우승하자 부등켜안은채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춘천 국민교 l년 때부터 빙상을 시작한 이양은「오늘 하루만이라도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것 같아 기쁘기 한량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는데 세계적으로는 흑인 빙상 선수가 없는 터여서 이양의 출현은 더욱 이색적이 라고 빙상인들은 입을 모았다.<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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