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반체제 부코프스키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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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련 정부는 「칠레」정부의 전 공산당 당수 「루이스·코르발란」의 석방과 교환조건으로 18일 1972년이래 복역 중이던 반체제 민권운동가 「블라디미르·부코프스키」(35)를 석방, 「스위스」로 보낸다고 소련 민권운동 지도자 「안드레이·사하로프」박사가 17일 전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사하로프」박사는 소련비밀경찰(KGB) 간부가 지난 17일「모스크바」에 있는 「부코프스키」 어머니의 「아파트」로 찾아와 아들의 석방 소식을 통고했다고 말하고 소련이 외국 정부의 공산주의자 석방을 교환조건으로 자국내 정치범을 석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칠레」의 「산티아고」에서는 현재는 불법화 돼 있는 공산당 전 당수 「코르발란」이 이미 석방되어 17일 하오 2시30분(한국시간 18일 상오 3시30분) 민간 항공기 편으로「유럽」으로 떠났다고 「칠레」의 「오르베」통신이 전했다.
「모스크바」의 외교 소식통은 소련이 미국의 중재로 지난 1개월 동안 「칠레」정부와 이 문제를 놓고 비밀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부코프스키」는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에 걸쳐 열렬한 민권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소련 당국의 이단자 학대 및 정신병원 수용 등에 세계의 주의를 환기시킨 것도 그의 큰 공헌 중의 하나다.
그는 이 같은 민권 투쟁 때문에 반국가 활동 혐의로 형무소와 강제 노동 수용소 및 정신병원에 수용되어 지난 근10년 동안을 보냈다.
한편 「칠레」의 「코르발란」은 1973년의 「아옌데」정권 붕괴 후 체포되어 이제까지「산티아고」의 「트레스알라모스」 수용소에 억류돼 있었는데 소련은 그의 석방을 위한 끈질긴 국제적 활동을 전개해 왔다. 【AP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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