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5%와 10%로 2원화 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도하(카타르) 외신종합】13개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상들은 유가 인상에 대한 단일안 조정에 실패, 산유국간에 이원 가격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베네쉘라」의 「발렌틴·에르난데스」 석유상은 13개 회원국 중 「사우디아라비아」와「아랍」 토후국 두 나라만이 5%, 나머지 11개국은 1월부터 6월까지 10%, 7월1일부터 다시 5%를 인상하는 「적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의 도중 「아메드·자키·야마니」 「사우디아라비아」석유상은 6개월간의 유가 재동결을 주장하다가 반대에 부닥치자 급거 귀국하는 바람에 한때 회의는 분열 위기에 빠졌었으나 그가 「할리드」국왕과 협의를 가진 뒤 다시 돌아옴으로써 이원 가격제 채택으로 기울어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베네쉘라」 석유상은 석유 값을 10%인상하는 11개국의 공급가격은 「배럴」당 현행 11「달러」51「센트」에서 12「달러」66「센트」가 된다고 말했다.
석유값 인상폭에 관해 회의가 교착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할리드」 「사우디아라비아」국왕과 「팔레비」 「이란」왕이 전화로 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나이지리아」출신인 「베사치·페이데」씨의 후임 OPEC사무총장에 「카타르」의 「알리·알·자이다」부 석유상을 선출했다.
또 OPEC 석유상들은 앞으로 타격을 입을 개발 도상국들에 대한 원조를 증가시키기로 합의했다.
「잠시도·아무제가르」 「이란」대표는 13개 회원국들이 8억2천만「달러」의 개도국 원조 기금을 통해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해설>석유 카르텔 사실상 붕괴|치열해질 원유 판매 경쟁
OPEC가 석유의 이원 가격제를 채택함으로써 지금까지의 강력한 국제 석유 「카르텔」은 사실상 붕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앞으로 OPEC제국은 5%인상 「그룹」과 10∼15%인상 「그룹」사이에 원유 판매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토후국 연방은 지난해 OPEC 13개국 원유 생산실적 99억2천1백만「배럴」 중 절반 가까운 몫을 차지했는데 앞으로 이들 두 나라가 산유량과 판매량을 늘리면 그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경쟁력이 약한 나라들이 10∼15%의 인상폭을 유지할 수 없어 탈락하는 사태도 예상된다.
한편 「에르난네스」 「베네쉘라」석유상은 OPEC가 붕괴됐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될지 두고 보아야겠다』고 대답하며 74년의 OPEC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에 대한 조광료와 세율 인상에 반대했다가 다른 나라의 조치에 소급해서 뒤따랐던 선례를 지적, 이원 체제가 다시 단일 체제로 조정될 수도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JP=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