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일 안보조약은 냉전 산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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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일본 지지 입장에 반발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 안보조약은 냉전의 산물이며 제3자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하든 댜오위다오가 분명한 중국의 영토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영토 주권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 대상이란 점에 결연히 반대한다. 미국은 사실을 존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영토 문제에서 일방의 편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존중하고 언행에 조심하며 지역 안정과 평화에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장환리(張煥利) 신화사 세계문제연구센터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는 일본과의 동맹 관계 강화를 위해 관례를 깨고 댜오위다오 영토 문제에서 공개적으로 일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는 댜오위다오가 중국의 고유 영토라는 역사적 사실을 전혀 고려치 않은 무책임하고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일 동맹과 같은 것은 냉전의 산물이며 중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주권 안전과 (일본의 댜오위다오 강점에 따른 군사·경제적) 손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시설에서 “돈이 부족한 미국이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일본은 물론 그 주변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포위하려고 하는데 이는 논리적으로 그럴 듯하지만 아시아의 정치적 현실을 고려치 않은 것으로 오바마는 이번 순방 중 입을 조심하고 미국이 감당할 수 없는 환상을 (아시아 각국에) 심어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문 앞 난리 용납 못 해” 북 핵실험 견제=친 대변인은 또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 집 대문 앞에서 전쟁이 터지거나 난리가 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중국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중국 자신의 이익과 결부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각 관련국은 한반도 긴장을 줄여 나가야 한다”며 “내가 만든 무대를 당신이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말로 한·미 군사훈련 등에 대한 반대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베이징=최형규·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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