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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온수 열 이용 지역 난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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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에너지」 위기를 겪은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태양열은 물론 조력·파력·풍력을 이용하는 연구가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는 지열마저 그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하 온수 「에너지」를 회수해서 난방에 이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유형덕 박사(한국과학원 교수)에게 우리나라 지열 연구의 현황을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지열의 형태는 증기·온수·뜨거운 모래 등 3가지이나 우리나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온천의 온수뿐이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지하 온수 개발은 완전히 원시 상태. 자연적으로 솟는 온수(「펌프」나 압축 공기로 퍼 올리기도 한다)를 온천용으로 이용할 뿐이다. 회수 방법이 원시적일 뿐 아니라 물의 성분 분석은 돼 있으면서 매장량 조사는 돼 있지 않다. 또한 수온이 섭씨 40∼79도 정도는 낮아서 발전에 이용하기는 힘든 것이 외국과 다른 우리의 실정.
외국에서는 섭씨 1백75도 정도의 열수나 증기 발전을 가동 또는 구상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열마저 저질이다.
현재 유 박사「팀」에 의해 매장량과 회수 방법이 조사·고안되고 있어 내년 4∼5월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발전에 이용하는 문제도 열 전달 물질의 연구와 함께 그 경제성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면 지하 온수 「에너지」를 어떻게 난방에 이용하는 것일까.
우선 여름에 물이 솟는 구멍을 통해 「컴프레서」로 공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면 이 공기는 2백m정도의 지하에서 기포를 형성하면서 섭씨50∼80도 정도의 모래·흙 또는 잠재 온수에 의해 그 정도로 더워지게 된다. 이 더워진 공기를 겨울에 뽑아내 난방에 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지상에서 수분과 냄새를 제거시킨 다음 「밸브」장치가 된 「파이프」를 통해 직접 난방을 하게 된다.
마치 「에어컨」에서 더운 바람이 나오 듯 천장에서 더운 공기가 나오게 되는데 직접 난방이므로 열효율이 1백%인 셈이다. 또 이 난방 「시스팀」은 열 손실이 아주 적을 뿐만 아니라 「레이디에어터」와 같은 발열기도 필요없으며 공기가 깨끗하고 「개스」 중독의 염려도 없다.
따라서 온천 근처의 관공서나 병원·각급 학교 등의 겨울 난방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며 연탄보다는 비싸나 석유나 전기보다는 경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유 박사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20곳 정도의 온천수 구멍이 있고 또 4차 경제 계획 기간 중 ○○개의 석유 시추공을 뚫을 예정으로 있어 가능성은 더욱 높다는 것이다.
유 박사는 지하 온수를 난방에 이용하는 나라는 있어도 공기를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면서 내년 8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화학공학협회에서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그러나 지하 온수 「에너지」회수 연구는 난방도 난방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개스」의 지하 저장소로 이용하는데 더 큰 이용가치가 있다. 「개스」의 지하 저장 시설이 전무한 우리나라로서는 이 구멍을 지하 저장소로 이용, 남아도는 LPG나 도시「개스」 또는 기화 LNG 등을 저장해 보자는 데 더 큰 뜻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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