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원양」 이학수 사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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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지검 최환 검사는 4일 밤 주식을 위장 분산하고 거액의 탈세와 외화를 불법 유출한 고려원양 어업 주식회사·고려식품 산업 주식회사·광명 도판 인쇄 주식회사·광명 인쇄 공사 대표 이학수씨 (57·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11동 1005호)를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 상의 탈세 및 외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73년부터 지금까지 각종 세금 8억원을 포탈했고 원양 어선의 수익금 중 8백만「달러」와 일화 13억「엔」 등 모두 65억원을 일본 등지에 불법 유출했다는 것.
이 사건은 국내의 공개 업체가 주식의 위장 분산으로 인해 세무 사찰을 받고 형사 입건된 첫 「케이스」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씨의 혐의 사실은 다음과 같다.

<주식 위장 분산>
73년6월27일 고려 원양의 주식을 공개하면서 총 발행 주식 1백8만주 가운데 43만1천1백75주를 단사천·김두식·조중훈·김봉학씨 등 저명 재벌급 인사와 관계 회사 임직원 명의로 위장 분산, 사실상의 주식 지분 90·84%를 50·9%인 것처럼 가장해 법인세 5천6백만원 (74년분)과 종합소득세 l억2천2백97만원 (74년분), 종합소득세 4천3백11만원 (73년분), 방위세 2천4백59만원 (74년분)을 포탈.

<기타 세금 포탈>
①74년1월1일부터 74년말 사이 고려 원양 소속 외항선 「칠보산호」가 일본 등지에서 외국 화물을 운반하고 번 돈 1억8천2백만원 (한화) 중 운항 원가 1억3천2백만원을 뺀 소득 금액 5천2백여만원을 장부에 기재치 않고 누락시켜 법인세 2천92만원을 포탈.
②74년1년 동안 「칠보산호」의 영업세 75만9천원과 75년도의 영업세 4백23만원 포탈.
③73년부터 75년 사이 일본 「임겸」 조선소에서 새 선박을 건조하면서 일화 1억3천만「엥」을 신고 없이 사용, 법인세 4천1백21만원 포탈.
④74년 공모선인 「유신호」를 도입, 국내 수리할 때 생긴 고철을 판 수입이 1억2천4백62만원인데도 이를 계상치 않고 법인세 4천9백85만원과 영업세 1백24만원을 포탈.
⑤74년2월25일부터 76년7월5일 사이 원양 어업 등으로 면세 구입한 경유 중 9천7백45만원 어치를 방계 외국인 투자 회사인 「코람」「콜비」에 전용, 석유류세 2천9백만원을 포탈.
⑥73년 1년 동안 사업 부산물인 명란 6백만원 어치를 팔고 장부에 누락시켜 법인세 2백50만원 포탈.
74년 고려 원양 보상금조로 일본에서 받은 7천7백90만원을 누락 신고, 법인세 3천만원을 포탈.
⑦이밖에 74년 수산물 판매 대금 누락 신고 법인세 3백20만원 포탈.
광명 도판 인쇄의 인쇄 가공 수입 중 법인세 7백70만원과 이 회사의 법인 영업세 9백만원·영업세 1백48만원 포탈.
광명 인쇄 공사의 소득세·영업세·종합소득세 2억6천36만원 포탈.
함북 장학회 기부금 5백만원 지급시 법인세 2백만원 포탈.

<외환 관리법>
①72년1월1일부터 76년6월30일 사이 「칠보산호」의 수익금 32만1천「달러」와 6억「엔」을 외환은행에 신고하지 않고 일본 등지에서 불법 사용.
②73년부터 내년 말 사이 선박 피해 보상금으로 받은 1억2천2백만「엥」과 신조선 건조 보상금 3천1백63만「엥」 등 불법 사용.
③일본 「마루베니」 「미쓰비시」 등 4개 회사와 동경은행·「스미도모」 은행 등에 미화 7백60만「달러」와 일화 4억7천만「엥」을 허가 없이 지급.

<이씨 주변>시가 6억 저택 소유|3개월 전부터 수사
해방 후 함북에서 월남, 51년 광명 인쇄소를 설립해 기반을 닦은 후 61년 고려 서적, 63년 고려 원양, 70년 1월 광명 도판 인쇄, 72년 고려 식품 산업 등을 차례로 세워 출판계와 원양어업계를 주름잡아 왔다.
특히 고려원양은 보유 어선 1백28척으로 국내 제1의 원양 회사이며 관계 회사의 총 자산은 6백2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씨는 3개월 전부터 세무 사찰을 받아왔으며 지난 2일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주로 공개 법인과 비공개 법인간의 법인세 감면 차액 13%가 탈세의 대종임이 밝혀졌다.
이씨는 검찰에서 외화 유출 부문에 관해 불법 사실을 부인하고 선박 장비 구입에 썼다고 주장했으며 액수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이씨는 부산시 영도구 청학동에 싯가 12억원 상당의 땅이 있으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1에는 싯가 6억원의 주택이 있다.
검찰은 미국·일본 등지에도 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보고 캐고 있다.
슬하에는 1남 4녀가 있는데 딸 2명은 미국에서 대학교·고교에 다니고 있다.
이씨는 73년도에 대통령 표창 산업 훈장을 받은 것을 비롯, 모두 7회에 걸쳐 수출 유공 등의 표창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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