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된 상업 어음 할인제 실효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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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의뢰인 중심에서 지급인 (발행인) 중심으로 상업 어음 할인 제도가 개편된지 만 1년인 지난 10월말 현재 어음 할인 실적은 1천6백54억6천만원 (잔고)으로 작년 9월말에 비해 7억6천만원 밖에 늘지 않았으며 금융 자금 대출 잔액에 대한 비중도 작년 9월말의 6·1%에서 4·6%로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특히 제도 개편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12월말까지는 3개월 동안 무려 4백31억8천만원이나 할인 실적이 감소. 개편 취지와는 달리 시중 유휴 자금을 흡수하는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업계의 자금 사정만 악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상업 어음 할인 제도가 지급인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중소업체가 원료 및 중간재를 「메이커」에 납품한 대금을 회수하는데는 유리하게 된 반면 「메이커」들의 제품 판매 대금 회수에는 불리하게 돼 이들이 대리점 및 중간 도매상에 대한 외상 판매를 기피하고 현금 판매를 강요, 신용 질서의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금융 기관의 할인 어음 일반 대출 실적은 10월말 현재 12억4천만원에 지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각종 조세 공제 후의 어음 대출 실질 금리가 연 14·589% (3개월 만기 담보부 매출 기준)로 단자 회사의 대출 금리보다 0·448%「포인트」낮고, 8·2 금리 인상 후 3개월 만기 정기 예금 금리가 연 15%로 높아져 어음의 금리 할인 효과가 완전히 없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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