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예술 문화 중심지가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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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 도시가 바뀌고 있다. 현대의 문화 예술을 주도해온 도시로서 「파리」「런던」「뉴요크」를 드는데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특히 「뉴요크」는 지난 수십년 동안 이들 3개 도시 가운데 우위를 차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파리」와 「런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그 위치를 흔들어 놓고 있다. 「파리」에서는 「퐁피두」 미술관이 완공 단계, 「런던」에선 「올리비에」 국립극장이 개관을 서두르고 있는 등 활발한 문화 예술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뉴요크」가 문화 예술 발달에 뒤지고 있는 것은 어떤 이상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그 이상을 발견시킬 여러 구비 조건의 부족 탓이다.
문화 예술을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재정 지원이다. 특히 현대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재정 지원 기관은 정부인데 바로 「프랑스」나 영국 정부는 미국 정부보다 문화 예술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그 나름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어떻든 전체 예산의 1·5%를 문화 예술 지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 정부의 문화 예술 기금은 전체 예산의 0·02%에 지나지 않는다.
「프랑스」 정부의 이러한 재정 지원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는 「롤프·리베르만」이 이끄는 「파리·오페라」단의 경우다. 「파리·오페라」단은 현재 연간 2천5백만「달러」의 예산 중 2천1백만「달러」가 「프랑스」 정부의 보조금이다.
이에 비해 「앤더니·블리스」가 이끄는 「뉴요크」의 「메트러폴리턴·오페라」단은 미국 정부로부터 고작 1천2백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적자를 메우는 형편이다.
한편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과 「런던」의 「올리비에」 국립극장 등의 건립은 이제까지 문화 예술 건축물의 건립에 정상을 기록해온 「뉴요크」의 위치를 능가한다.
「뉴요크」의 현대미술관 규모에 비견되는 「런던」의 「테이트」 미술관은 세계 최고의 미술품 수집 예산을 세워놓고 있으며 주요 「오키스트러」단들도 상당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뉴요크」는 아직까지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 도시임에 틀림없지만 영화 및 TV 산업을 「로스앤젤레스」에 점차 빼앗겨 그 활발한 무대를 서서히 잃고 있다. <헤럴드·트리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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