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성별 논란, 이제 흔들리지 않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성별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박은선이 대표팀에 합류해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아시안컵과 월드컵 모두 우승하겠다.” 4년 만에 여자축구 대표팀에 복귀한 박은선(28·서울시청)은 자신만만했다. 박은선은 2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베트남에서 개막하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나선다. 내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 대회다.

 박은선은 30명이 넘는 취재진을 앞에 두고 시종일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오랜만에 대표팀에 오니 기분이 묘하고 낯설다.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은선이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 2010년 4월 아시안컵 때였다. 마지막 A매치는 2005년 8월 동아시아대회 일본전이다. A매치 기록은 20경기·11골이다.

 지난해 10월 여자프로축구(WK) 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 성별 진단을 제기해 큰 논란이 됐다. 박은선은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감독님과 동료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극복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 때 또다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2010년 중국에서 열린 여자 아시안컵을 앞두고 당시 중국 감독이 “박은선이 아시안컵에 참가하면 AFC에 성별 검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박은선은 대회 직전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박은선은 “이제 그런 일에 흔들리지 않는다. 대표팀에 못 올 거라 생각했는데 기회가 왔다”며 “2003 미국 월드컵에서 전패하고 돌아온 게 한이 남았다 ”고 힘주어 말했다.

 박은선의 합류로 대표팀은 전력이 급상승했다. 1m80㎝·74㎏의 박은선은 올 시즌 WK리그 9경기에서 7골·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박은선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평가했다. A매치 59경기에서 28골을 넣고 있는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과 콤비를 이루면 위력은 더 커진다. 지소연의 대표팀 합류는 미정이다. 아시안컵에서는 8개국 중 5위 이상 차지하면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 한국은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 이후 두 번째 월드컵 진출을 노린다.

파주=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