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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입원 경리사원 피납 강도 당한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현금 53만여원을 은행에 입금시키러 가던 길에 행방불명되었던 「롯데」제과 서울 구로직매소 경리사원 김성목씨(27·경기도 시흥군 서면 소하리 34의36)는 기관원을 사칭하는 2인조 강도범에게 「택시」로 납치돼 대천해수욕장까지 끌려가 뒷머리를 돌로 얻어맞고 돈을 빼앗긴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남부경찰서는 13일 정상복씨(35·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379의4)를 이 납치강도 상해사건의 공범으로 검거, 강도살인미수 및 관명 사칭 등 협의로 구속하는 한편 행방을 감춘 주범 민사선씨(32·충남 홍성군 광천읍 담산리 103)를 전국에 지명 수배했다.
이들은 10일 상오 9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 705의25 수정여관 앞길에서 『기관원인데 사상관계로 조사할 것이 있다』며 서울농협 구로지소에 입금하러 가던 「롯데」제과 구로직매소(소장 양종남·36) 경리사원 김씨를 미리 대절해놓은 삼진운수 소속 서울1사2612호 「브리사」 「택시」(운전사 이상목·41)로 납치, 충남 보령군 대천읍 신흥리 대천해수욕장 부근 백합양식장으로 끌고 가 벽돌 크기의 돌멩이로 뒷머리를 5차례 쳐 실신시키고 갖고있던 현금 53만4천3백70원을 빼앗아 갔다는 것.
뒷머리에 중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김씨는 11일 하오 10시쯤 인근 주민 최형재씨(31)에게 발견되어 대천읍 대천리 서울병원에 옮겨져 5시간에 걸친 뇌수술을 받고 12일 하오 4시 연세대 부속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재수술을 받았으나 13일 상오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롯데」제과 구로직매소장 양씨로부터 『경리사원 김씨가 53만여원을 갖고 행방불명됐다』는 신고를 받고 당초 이 사건을 김씨가 공금을 횡령, 친구들과 어울려 유흥비에 탕진했을 가능성과 강도에게 납치되었을 경우 등 2갈래로 수사를 펴오다 범인들의 꾐에 넘어가 대천까지 함께 갔다온 이모양(22·접대부)이 11일 하오 2시쯤 서울 남부경찰서 오봉 파출소에 신고함으로써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양의 신고에 따라 대천에 형사대를 보내 정씨를 홍성군 광천읍 집에서 검거하고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돌멩이 2개, 김씨가 입었던 피묻은 「잠바」 1벌, 현금을 넣었던 검정 「백」 1개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들은 9일 밤 충남 광천에서 충남교통 「버스」편으로 상경, 구로동 수정여관에서 1박한 뒤 범행에 사용한 「택시」를 일당 2만3천원에 미리 대절해 놓고 여관 빨래터에서 빨래하던 이양을 『기관원인데 이중간첩을 불잡아 대천까지 압송하려는데 바람도 쐴 겸 같이 가자』고 꾀어 「택시」에 태워 놓고 상오 9시30분쯤 검정 「백」을 들고 여관 앞을 지나가는 김씨를 납치했다는 것.
이들은 하오 2시쯤 대천읍 신흥리 대천해수욕장에 도착, 「로얄」다실에 들어가 운전사 이씨와 이양에게 『이놈은 악랄한 사상범인데 검문소에 인계하고 올 테니 기다리라』고 말한 후 김씨의 양손을 등뒤로 돌려 수갑을 채워 2㎞쯤 떨어진 인적이 드문 백합양식장으로 끌고 가 범행했다.
이들은 강탈한 돈을 나눠 갖고 「택시」로 천안까지 가 운전사 이씨에게 대절료 2만 3천 원을 주어 돌려보낸 뒤 정씨는 광천 집으로 가 부인 유모씨(30)에게 5만원을 줘 빚을 갚게 했으며 민씨는 이양과 함께 고속「버스」편으로 상경, 서울 도봉구 미아동 골목길에 이양을 혼자 남겨두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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