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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 「콩코드」기|극동 판촉 비행날 영-불선 제작중단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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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콩코드」여객기는 과오의 소산이다? 새로운 축지의 시대를 개막시켰다는 거창한 「팡파르」를 울리며 항로를 개설한지 채 1년도 안돼 지난 2일 영불 양국 운수상은 괴조의 제작을 중단하기로 했다.
마침 이 결정을 내린 날에 「콩코드」기는 극동을 향해 판매선전을 위한 장거리비행에 나서고 있었다. 이는 순전한 우연이겠지만 1시간에 2천km 이상을 날 수 있는 초음속여객기는 도대체 고객이 없어 허덕이다가 동남아 등지의 후진국가들에 추파를 던지며 날고있는 딱한 실정에 처해있다.
말하자면 「콩코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없는 비행기로 전락한 셈이다. 영불이 제작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전혀 팔릴 가능성이 없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왜 「콩코드」는 팔리지 않는가? 현재 「에어·프랑스」가 4대, 영국항공이 5대를 갖고있으며 지금 2대가 시험비행중이나 구매자가 전혀 없는 형편이다. 제작 중에 있는 5대도 주인을 못 찾아 결국 이 세상에 총 16대가 나온 후 끝장을 볼지도 모른다.
3년 전 만해도 미국의 「판-아메리컨」과 TWA항공사에서 도합 13대를 주문하는 등 세계도처에서 총 74대의 주문을 받아 한때 하늘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됐던 「콩코드」였다.
이것이 유류 파동과 공해논쟁으로 미국 측에서 주문을 모두 취소해버리자 나중에는 연쇄취소사태를 빚어 제작국인 영불 항공만이 울며 겨자 먹기로(?) 사들인 것.
취소이유는 먼저 기름은 보잉747의 두 배가 들면서 승객은 3분의1인 1백 20여 명밖에 태울 수 없는 데다 소음공해로 인해 착륙허가를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를 주거나 심지어는 짧은 기간이나마 빌려주려는 온갖 「콩코드」소화작전이 구상되고 있다.
어느 한나라라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돌파구는 「뉴요크」에 있다는 것이 영불 제작국의 견해인 것 같다.
『우리들은 「뉴요크」가 「콩코드」를 허용할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l6대 이상을 제작할 이유를 잃었다』고 불 운수상 「카바유」는 설명했다.
「뉴요크」는 오는 24일 「콩코드」의 착륙허가 여부를 결정짓는다.
여하간 비행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킨 이 괴조의 성패가 「뉴요크」에 걸려있다는 것은 하나의 상징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고 실패할 경우 과오의 소산이 될 것이 분명하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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