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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의 장사진 민주당 「복음」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다음은 미 대통령 선거일을 맞아 중앙일보 「워싱턴」주재 김영희 특파원이 「버지니아」「메릴랜드」주 및 「워싱턴」 특별 구의 여러 투표소를 둘러보고 보낸 참관기다.

<편집자주>
기록적으로 낮을 것이라던 미국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은 60년도 이래의 최고로 나타났다. 「갤럽」여론조사는 선거직전에 56%의 투표율을 예상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소위 전문가들의 「예상」을 조롱이라도 하듯이 대거 투표장에 몰려나와 투표율을 70%이상으로 밀어 올렸다.
이것은 60년도의 64%, 68년도의 60.7% 72년도의 55.5%보다 월등히 높은 성적이다.
날씨가 좋기만 하면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된 것이긴 하다.
「알링턴」(「버지니아」주)의 「윌슨」고등학교 안에 자리잡은 투표소의 관리위원장「샘·애모스」는 유권자들의 장사진을 보고 놀랐다면서 원인을 날씨에다 돌렸다.
그러나 투표를 마친 어떤 백인청년은 자기는 날씨가 고약해도 투표장에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보도를 당초부터 믿지 않았다고 말하고. 특히 선거가 백중하기 때문에 자신의 한 표도 중요함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청년의 말과 전문가들의 예측이라는 것을 함께 고려하면 유권자들의 태도가 무관심하게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상쾌한 가을 날씨의 유혹과 백중한 선거가 주는 자극을 외면할 정도의 무관심은 아니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워싱턴」지역에서는 팔자 좋은 사람들이 사는 「몽고메리」군의 「토머스·피레」 중학교에 위치한 투표소에 기자가 찾은 시간이 하오 3시 30분인데도 80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그」잡지를 끼고 나온 50안팎의 인상 좋은 한 여성유권자는 『 「카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라서 「포드」에게 표를 찍겠노라고 말했다.
공화당원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투표소 관리위원장 「엘렌·로버트」여사는 투표율이 72년과는 비교가 안되게 높다고 말했다.
「워싱턴」시내 제47선거구의 「윌리엄·포월」 고등학교투표소 역시 붐비고 있었다.
하오 4시 30분 현재 벌써 80%가 투표를 마쳤다는 것을 보면 하오 7시까지는 95%이상이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소에서 나오는 어떤 40세 전후의 한 흑인남자는 그들에게 동정하는 「카터」를 지난3월에 벌써 점찍었다고 말했다.
본 특파원을 포함한 외국기자들을 투표소에 안내한 여성유권자연맹 소속의 한 중년여성은 「변화」를 공약한 후보에게 표를 찍었다고 웃었다. 「카터」는 변화와 전진, 「포드」는 안정과 현상유지를 대변하는 후보다.
높은 투표율은 전국 각지에서 보고되었다. 「뉴햄프셔」주의 「리치필드」에서는 4개 기표소를 급히 증설해야했고 거의 모든 지역이 73%이상의 투표율을 보인다는 보고다. 「포드」의 고향인「그랜드래피즈」는 72년의 4배, 「카터」의 고향에서 가까운 「올버니」에서는 20년 이래의 기록이라는 보도다. 높은 투표율을 보고 「카터」진영은 투표가 완료되기 전부터 승리「무드」였다. 미국의 공화당유권자는 전체유권자의 25%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다는 말은 민주당후보에게는 「복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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