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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웅자 드러낸 호암미술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삼성문화재단(이사장 이병철)의 호암미술관이 경기도 용인자연농원 단지 안에 건립된다.
지난7월에 착공, 내년 말까지 준공예정인 이 미술관은 지상 2층·지하1층에 연건평 1천2백여 평의 큰 규모로 우리 나라 고유의 한옥양식을 보여줄 것이다.
10월말 현재 「콘크리트」골조가 대체로 얽어져 그 단아한 웅자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호암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에 의해 14억 원의 공사비로 세워지는 국내최초의 본격적인 민간미술관. 근년 전국 수 개 처에 박물관 혹은 민속관이라 일컫는 사사로운 시설이 마련되긴 했지만 그것들은 법인체로 발족되지 못한 형편. 그에 비하여 이 미술관은 문화재단의 주축사업으로 뒷받침됨에 따라 한결 뚜렷한 공공성을 띠며 덕수궁 석조전에 비견되는 국제적 수준급의 시설규모라는 점에서 우리 나라 민간미술관 설치의 첫 본보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 미술관건물의 외모는 한국의 특성을 살려 다분히 고전적 양식을 본뜨고 있다. 불국사 앞뜰 석축과 백운교와 같은 「아치」돌계단을 기본으로 삼은 기본구조를 1층으로 하고, 그 위에 청기와의 단층건물을 앉혀 2층을 만들었으며 내부는 현대적 시설로 꾸미게 된다.
1층이 5백70평, 2층이 4백30평이고 지하가 2백20평 .그 중 1, 2층의 진열실은 5백∼6백 평이 될 것으로 보이며 그밖에 연구실 도서실 「세미나」실 공작실을 두게 된다.
실내 진열실의 1층에는 한국근대·현대미술의 회화작품을 모아 선보이며 그 일부를 특별전시실로 치장한다. 2층엔 도자기와 금속미술품 및 선사시대 유물을 진열함으로써 우리 나라의 아득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뛰어난 미술품을 집대성해 공개하게 된다. 또 앞뜰 7천여 평은 조각정원으로 가꿀 계획이어서 명실공히 종합미술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한 사회교육시설로서의 미술관(박물관)의 세계적 추세는 시민을 최대한 자발적으로 유치해 휴식과 교육을 동시에 베푸는데 있다. 그래서 교양을 높이고 자국문화에 대한 긍지를 북돋워 주는 특수시설의 고급한 기능이다.
호암미술관의 환경조건이나 시설계획은 그런 박물관 본연의 기능에 적중한 편이고, 미술품의 수장 능력이나 관람객의 수용면에서도 포용력이 만만치 않다.
현대적으로 꾸민 민간시설면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있는 「프랑스」의 「마그」미술관이나 「덴마크」의 「루이지아나」미술관은 방대한 조각정원을 갖고 있으나 실제 건물은 1천 평 미만.
이웃 일본에 있어서도 유수한 민간시설인 동경의 「네쓰」 「고도」 「오오꾸라」 미술관 및 경도의 「야마드」문학관 등이 모두 5백 평 남짓한 건물이고 최대규모라는 「이데·미공」미술관이 「빌딩」의 한 층을 독차지해 고작 8백50평이다.
국·공립의 대형시설엔 미치지 못하더라도 민간시설로는 그 나름의 알찬 운영에 특성을 갖는 것이다. <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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