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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과 부딪혀 … " 친북 매체 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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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월호 승객 구조작업을 둘러싸고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자신을 ‘구조활동 중인 민간잠수부’라고 속인 홍가혜(26·여)씨는 18일 MBN 방송에 출연해 “해경 측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활동을 막고 있다” “약속된 장비가 지원되지 않았으며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홍씨는 잠수 관련 자격증이 없으며 민간 잠수부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홍씨에 대해 출판물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수사 중이나 홍씨는 잠적한 상태다. 민간 잠수부들이 소속된 대한구조연합회도 “홍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홍씨는 이전에도 유명 연예인의 친척이라거나 프로야구 선수의 애인이라고 사칭하며 사기행각을 벌였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국은 보도국장이 나서 사과방송을 했지만 일부 사망·실종자 가족들은 홍씨의 거짓말을 믿고 정부에 항의하는 등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사고 원인을 한·미 동맹 탓으로 몰아가는 근거 없는 괴담(怪談)도 천안함 사태에 이어 다시 등장했다. 자주민보 등 등 친북 성향 매체들은 “세월호 침몰이 미 잠수함에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세월호가 한·미 훈련 때문에 무리하게 항로를 변경하다 침몰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연합훈련 때는 인근 해역을 항해금지구역으로 선포하는데 당시 사고 해역엔 항해금지구역이 선포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 잠수함 충돌 주장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은 수심이 30m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잠수함이 다닐 수 없고 가장 가까이 있었던 미 상륙함 본험리처드함은 100마일(약 160㎞) 떨어진 공해상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의혹들이 일파만파 퍼져 나가자 국방부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방심위 ‘일간베스트’ 심의=이런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슬픔에 잠긴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조롱하는 비상식적인 글들이 떠돌며 물의를 빚고 있다. 극우보수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엔 정부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유족충’이라고 지칭하며 욕설을 쏟아내는 글들이 올랐다. ‘유족충은 전라도 홍어들’이라고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글도 다수 등장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런 글들이 상식적 수준과 도를 넘었다고 판단, 일베에 대한 정밀 심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방통심의위의 김택곤 상임위원은 “사이트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운·봉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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