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국봉지지 백만명 집회-"화에게 책무 맡기니 내 마음 평안" 모 서한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경 24일 로이터합동】중공은 24일 하오4시(한국시간) 북경 중심부인 천안문 광장에서 하국봉 당주석을 비롯한 당 및 정부요인과 노동자·농민·군경·학생 및 시민 등 1백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TV중계리에 수상 화국봉의 당 주석 및 당 군사위주석임명과 모택동의 미망인 강청을 포함한 4명의 과격반당 정치국원의 숙청을 축하하는 대규모군중집회를 개최함으로써 지난9월 모 사후 촉발된 중공사상 최대의 정변이 절정에 달했다.
녹색군복차림의 신임 당 주석 화국봉이 자금성벽 위에 특별 마련된 연단에 중공지도층의 온건파 대표들로 간주된 국방상 섭검영 부수상 이선념 정치국원 겸 북경군구사령관 진석련 등을 좌우에 배석시킨 가운데 북경시 당서기 예지복의 사회로 개막된 군중대회에서 첫 연사로 등단, 기조연설을 한 북경시장 오덕은 이 대회가 화국봉의 당 주석임명과 「4명의 반당도당」들의 분쇄를 축하하기 위해 개최되었다고 말하고 ①화국봉은 지난 4월30일 모택동에 의해 직접 그의 후계자로 선정되었으며 ②당 중앙위는 「4인조 반당집단」이 체포된 것으로 믿어진 지난7일 화국봉의 당 주석임명을 결의했다는 두가지 중대사실을 발표했다.
정치국원이기도한 오덕은 천안문광장을 메운 인파가 수천개의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속에 장안가를 따라 수㎞에 뻗친 가운데 연설을 계속, 4명의 반당도당이 강청을 비롯하여 당 부주석 왕홍문, 부수상 장춘교 및 당 이론가 요문원이라고 정식 발표하고 이들은 당과 국무원의 지도권을 찬탈하려고 시도함으로써 당내에서 생사를 건 투쟁이 발생했으나 이제 당과 「프롤레타리아」 및 인민이 이 투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오덕은 이어 병약한 모 주석이 지난4월30일 수상 화국봉에게 『그대에게 책무를 맡기니 나의 마음은 이제 그지없이 평안하다』는 글을 직접 써서 보냄으로써 화를 그의 후계자로 정식 지명했었다고 밝히고 또 화 수상을 당 주석 및 군사위주석으로 선출한 중앙위의 결의가 지난7일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오덕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화국봉은 옆의 이선념 및 섭검영과 귀엣말을 주고받기도 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직접 연설을 하지 않았으며 연단 밑에서 주먹손을 올려 충성을 맹세하는 군중에게 손을 들어 미소로 답례하곤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