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돈 많아 발목잡힌 「스웨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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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헬싱키=주섭일 특파원】북괴 외교관 마약 밀수 사건을 적발한 북구제국은 한결같이 단교 등 강경 조치가 없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으나 북괴에 준 부채를 못 받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손꼽힌다. 그러나 현재 「덴마크」가 가장 강경하고 「스웨덴」이 제일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강도로 보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순이다.
「노르웨이」는 북괴로부터 받을 돈이 한푼도 없는 대신「덴마크」는 우선 냉동용 기계 「플랜트」 대금 7백만「달러」 정도를 북괴로부터 받아야 한다.
또 한국의 문경 「시멘트」건설을 담당했던 「스미드」회사가 1억3천만 「달러」규모의 「시멘트」 공장건설을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으로 추진키로 결정, 약 30명의 기술자들이 파견돼 있다.
범인까지 체포해 놓고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앓고 있는「스웨덴」은 북괴에 대한 부채로 발목을 잡혔다는 풀이다.
「핀란드」의 경우는 북괴로부터 받아야 할 영화 1천5백만「파운드」 상당의 채권이 있다. 이는 73년에 계약을 끝낸 「펄프」 제지공장 건설비용이다. 그러나 청천강 강변에 세우기로 한 이 공장은 지금까지 세워지지 않고 있다. 기계와 장비가 모두 녹슬어 폐품화 됐기 때문이다.
「모스크바」경유 열차 편으로 실려간 기계는 북괴가 기중기 등 장비가 없어 강변 벌판에 그냥 방치했다고 「핀란드」측은 주장하고 있으며 북괴측은 「핀란드」가 기술자를 파견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장을 세우지 못했다고 우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결국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되어 지난 9월27일부터 1주일간 「모스크바」에서 심리되었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이 해당국에 통보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핀란드」가 추방 결정을 내린 것은 대담성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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