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있는 딸 소식만이라도 알려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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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송일본인 처 자유왕래 실현 운동회(대표 지전문자·31)각 지방 대표 37 명은 19일 상오 9시30분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조총련계 한국인 남자와 결혼, 북한에 따라간 6천 여 명의 일본인 여성들의 자유왕래가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대한 적십자사 등 관계기관에서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전 씨는 17년 전 조총련계 재일 동포의 북송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6천 여 명의 일본인 처들은 대부분 생사가 불명이거나 편지 왕래조차 없는 실정이며 극소수의 편지 왕래 자 마저도「라면」·약·「사카린」등을 보내 달라는 구걸조의 내용이어서 일본에 있는 가족들의 가슴을 태우게 한다고 말했다.
지전 씨는 또 한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조총련 계 제일동포 모국방문 사업의 인도적 정신을 북송 일본인 처 가족에게도 베풀어 그들의 생사여부에 관한 소식만이라도 듣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큰딸「스네꼬」씨(50)를 북한에 보낸 80세의「시이또·미나」(여·「나가사끼」현 대표)는『죽기 전에 딸의 소식이라도 듣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호소하고 딸이 있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판문점이라도 보기 위해 한국에 왔다』면서 울먹였다.
이들 대표들은 2년 전부터 일본 적십자사를 통해 북송 일본인 처의 상사를 확인키 위해 북한에 편지를 띄웠으나 단 1통의 회답도 없었다고 밝히고 북한 적십자 회와 한 가닥 대화의 통로를 갖고 있는 대한 적십자사가 자신들의 희망을 풀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호 한적 총재는『딱한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도 1천 만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을 못 본 채로 있다』고 말하고『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 달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의 노력이 배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상오 9시 이 호 대한 적십자사 총재에게 북송 일본인 처 자유왕래를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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