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무혈 쿠테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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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방콕=이창기 특파원】「타놈·키티카촌」전수상의 귀국으로 발생한 학생「데모」가 좌우파 학생들의 충돌로 2백 여명의 사상자를 낸 처참한 유혈사태로 번지자 태국 군부는 6일 하오6시(현지시간) 무혈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전권을 장악하고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 헌법을 정지하고 의회를 해산함으로써「세니·프라모지」신내각은 발족 하루만에 무너지고 태국은 3년만에 다시 군부통치 아래 들어갔다.
「세니」수상 정부의 국방상 겸 전국개혁위원회 위원장인「상아드·찰라우」해군제독(60)은 이날 하오6시 국영방송을 통해『태국이 공산주의자들에게 넘어 가는 것을 막고 왕정을 보호하기 위해』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고 발표하고, 모든 학교를 무기한 폐쇄하며 태국어 및 외국어 신문들을 당분간 정간하고 56개 정당의 해산, 자정부터 새벽5시까지 통금실시, 군사재판소 설치 및 5인 이상의 정치집회를 금지한다고 선포했다.
이 방송은 또 군 최고사령관 겸 공군참모총장인「카몰·데자통가」장군이 국가치안유지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치안유지를 위해 군대의 동원 권한을 갖게 됐다고 발표하고「세니」수상은 자택에 연금 되었다고 밝혔다. <관계기사 3면>
「상아드」장군은 자신이 이끄는 3군 고위장교로 구성된 최고회의가 민정이양 때까지 모든 국정을 통치할 것이라고 말하고 민주주의 원칙과 왕국의 존엄성을 준수하며 국가안보가 보장될 때 정권을 민정으로 이양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군부「쿠데타」에 대해「부미볼」국왕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날 군부의 전권 장악 발표와 동시에 장갑차와 중무장한 군인들이「방콕」시내로 진주, 정부청사 등을 경비했으나 시내는 대체로 평온했으며 군부「쿠데타」에 대한 저항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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