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실패했다] 섣부른 투자가 화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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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에서 P팬션을 운영하는 金모(61)씨는 걱정 거리가 생겼다.

지난해 3억5천만원을 들여 계곡 옆 땅을 사 대지 3백평 건축면적 60평의 펜션을 지었는데 예상과 달리 숙박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어려운 것은 외진 곳에 집을 지어 친구도 없고 소일거리도 마땅치 않다.

더욱이 '오는 사람한테 방만 빌려주면 되겠지'하며 쉽게 시작했으나 막상 투숙객 비위 맞추랴, 청소.관리하랴 등 노인 부부가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사업을 정리하려 펜션을 내놓았는데 투자비에 비해 시세가 형편없었다.

결국 김씨는 평소 숙박객으로 자주 들렀던 한 화가에게 전세를 놓기로 했다. 잘못된 입지 선택이 부른 실수였다.

서울에 사는 교육공무원 李모씨는 2년 뒤에 다가올 은퇴를 대비하기 위해 제주도 북제주군 애월읍에 마련한 대지 5백평,건축면적 1백평의 펜션을 다음달 완공한다. 바로 옆에 친구의 펜션이 잘 운영되는 데 힘입어 과감히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자금만 대고 운영과 관리는 친지에게 맡길 생각이었는데 직접 운영하는 것과 위탁하는 것의 수익률이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투자비 5억원 중 3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직원 2명(주방.관리)에게 주는 인건비(월 1백만~1백50만원)를 빼면 은행이자도 감당하기 힘들게 됐다.

부부가 제주도로 내려올 처지도 안된다. 李씨는 "펜션전문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기는 수밖에 없는데 대출금이 많아 당분간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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