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급 판화 한눈에|문화화랑서 국제판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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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판화에 관한 일반의 인식이 점차 높아가고 있다. 목·석판「실크·스크린」동판, 그 중에서도 「에칭」「아콰틴트」「메조틴트」「드라이·포인트」등 판화는 언뜻 서양이 본고장일 듯 싶지만 우리 나라에는 고려시대부터 이조에 이르는 뚜렷한 전통이 자리잡고 있다. 비록 현대적인 수법을 서양미술에서 빌어왔다 할지라도 그 감각과 느낌이 생소하지 않은 것은 우리 역사가 단원·하강과 같은 뛰어난 판화가를 낳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국제판화전이 16일까지 서울 문화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피카소」「로트렉」「브라크」「달리」「세자르」「마리니」「아르퉁」등 세계정상급 판화가 60여명의 작품 82점이 전시돼있다. 이중 「피카소」등의 3, 4점을 제외하곤 모두 화가가「사인」한 원화. 불·독·미·일·「이탈리아」·「스위스」·한국 등 세계각국의 대표적인 판화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작품들은 대부분 판화가 이항성씨가 「유럽」·미국을 여행하며 수집한 것들.
188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로트렉」의 「포스터」는 양화가 권왕연씨가 가보처럼 아껴오던 소장품이다.
일본작가의 것으로는 「아이오」「무나가다·시고」 「이소베·유끼히사」 「야마구찌·가오루」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박성자·문신·이용로·이항성·배강·한열·김상유·정규·최영림·박협찬씨의 작품들도 같이 전시돼 세계 판화 속의 우리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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