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날아와 둥지 튼 새 조각 213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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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이 가장 많이 쉬어가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새를 테마로 한 조각공원(사진)이 문을 열었다. 신안군은 국내 최대 철새 기착지인 흑산도 진리에 아프리카 짐바브웨 ‘쇼나(Shona) 부족’이 만든 새 조각품들로 공원을 조성했다고 15일 밝혔다. 8500㎡(약 2570평) 규모인 공원 안에는 독수리와 홍학, 부엉이 등 새 조각품 213점이 설치됐다.

 조각품을 만든 쇼나 부족은 밑그림 없이 정과 망치 같은 전통 도구만으로 아프리카 토착문화를 표현해 왔다. 기원전 8세기 시작된 돌 조각은 ‘쇼나 조각’이란 이름이 붙어 세상에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조각전이 열릴 정도로 명성이 높다. 신안군은 흑산도가 철새들의 쉼터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3세계 최고 예술’이라는 찬사를 듣는 쇼나 조각 총 310점을 수입했다.

 조각품들 사이에는 애기동백과 배롱나무 등 수목 6000여 그루를 심었다. 남해안 풍광을 배경으로 한 새 조각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오는 7월이면 공원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 ‘철새 전시관’이 준공된다. 연건평 1218㎡(약 368평)인 철새 전시관이 문을 열면 두 시설간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신안군은 보고 있다. 조각공원 내에는 세계 각국의 새 인형을 모아놓은 ‘새 인형 전시관’도 들어선다. 현재 전 세계 인형 300여 점을 확보한 상태다.

 흑산도 일대는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 518종 가운데 390여 종, 30여만 마리가 이용하는 중간 기착지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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