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25와 F-1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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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그」25기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눈길은 사뭇 불꽃을 튀기고 있는 것 같다.
「워싱턴」발 외신은 이미 미국의 기술자들이 점검에 참가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방위청은 퍽 난처한 듯 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동경의 소련 외교관들은 그들대로 일본 외무성의 문턱이 닳게 드나들고 있다. 「미그」25기가 몰고 온 정보전·외교전은 가히 열전을 방불케한다.
「미그」25기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1년전인 1965년 4월이었다. 쌍발「엔진」을 가진 이 전투기는「E.266」이라는 번호를 달고 나타나서 단숨에 신기록을 세웠다. 2천㎏의 하중을 싣고 최대시속 2천3백20㎞를 돌파했다. 67년 10월 5일엔 이 기록에서 더 앞서「M·코마로프」라는 조종사에 의해 시속2천 9백 81·5㎞를 기록했다.「마하」3에 육박하는 속도다. 실제로 이 전투기는「마하」3·2의 속도를 낼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1973년 1월, 당시 미 공군장관이던「로버트·C·시먼즈」박사도 「미그」25기의 성능을 격찬했었다. 『현존하는 세계의 요격기 가운데 어쩌면 가장 훌륭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격과 정찰에 있어서 이·비행기를 따를 것이 없으며, 전자장치와「미사일」장비에서 특히 고도의 성능을 갖는다는 것이다.
서방 국가들은 그 외모로 보아다만 4개의 공대공 유도탄만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나머지는 모두가「베일」에 덮여 있었다. 소련은 작년에 겨우「아납· 미사일」4기를 장치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었다.
「미그」25기의 또 하나 놀라운 기록은 고도상승의 속력이다. 작년 5월 17일「페도토프」라는 조종사에 의해 4분11초 사이에 무려 3만5천m를 치솟았었다. 이와같은 성능은 공중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시먼즈」미 공군장관이 그의 감탄 속에서 『어쩌면』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던 것은 흥미있다. 미국은 1972년 7윌27일「더글러스」사에 발주했던 F-15「이글」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하고 있었다. 73년 3월엔 이미 30대의 F.15 「이글」기가 제작되었다.
이 전투기는 비록 속력은「마하」2·5에 그치지만, 새로운 기록들을 세웠다.
「미그」25기가 이미 세웠던 세 차례의 고도 상승 기록을 능가한 것이다. 바로 작년 1월16일과 2월1일의 기록이다. 3만m 를 4분3·9초에 돌파했다.
그러나「미그」25기는 그 후 다시금 미가 버렸다. 그야 말로 전광석화를 다투는 기록 전을 벌여온 셈이다.
이제 서방국은 「미그」25기의「문제의 신비」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항공기 개발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볼 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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